프란치스코 교황 11월 ‘불교국’ 태국·‘원폭 투하’ 일본 공식 방문
[아시아엔=편집국]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20~26일 태국과 일본을 공식 방문한다. 교황은 일본에선 2차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찾는다. 교황의 이들 국가 방문은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38년 만이다.
일본 외무성은 “교황은 11월24일 나가사키 원폭 투하 지점 중심부에 건설된 나가사키 평화공원을 방문하고 미사를 올린 뒤 또 다른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교황은 이들 지역 방문 뒤 도쿄로 이동해 나루히토 일왕 및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난다. 이후 도쿄돔에서 다시 미사를 올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본을 방문하는 이유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염원 때문이다. 교황은 핵무기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교황은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서도 핵 없는 세상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9월 1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교황의 방일과 관련해 “국제평화를 희구하는 교황이 피폭지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피폭의 진상에 관해 정확히 알리는 것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1945년 8월6일과 9일에 미군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으로 15만~24만6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대표적 군사도시였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는 강제동원된 조선인이 많았고, 이 때문에 히로시마에서 3만명, 나가사키에서 1만명의 조선인이 피폭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 방문에 앞서 11월 20~23일 태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교황의 태국 방문은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35년만이다. 태국은 국민 대다수가 불교도이고, 일본 역시 불교와 신도(神道·조상과 자연을 섬기는 토착종교)를 믿는 국민이 다수인 곳으로 가톨릭 신도는 소수에 불과하다.
교황은 개인적으로 24년 만에 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태국에서 활동 중인 ‘수녀 조카’와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태국언론들이 전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카인 아나 로사 시보리 수녀는 현재 방콕 북동쪽 570㎞의 태국 우돈타니주에서 가톨릭여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교황과 교감 선생님의 특별한 관계를 최근에야 알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아나 로사 수녀는 지난 1966년 모국인 아르헨티나에서 태국으로 건너와 선교사로 활동해 왔다.
로이터 통신은 “교황의 이번 아시아 두 나라 방문은 세계 평화를 위해 다른 종교와의 대화를 진작시키려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