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막장’ 아베와 그를 뽑은 일본국민들, 같은가 다른가?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불가(佛家)의 용어 중 ‘공업’(共業)이라는 말은 중생(衆生)들이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선악 소행의 과보(果報)를 뜻한다. 또 사회적으로 집단사고가 날 때면 공업(共業)이라는 말이 대두된다. 그러니까 어떤 사건에 같이 연루되어 자기가 짓지 않았어도 공업이라는 결과를 우연하게 함께 받게 된다는 것이다.
공업은 저마다 공동으로 선악의 업을 짓고 공동으로 고락(苦樂)의 인과응보를 받게 된다. 이에 대해 ‘불공업’(不共業)은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갚음을 받을 개별적인 행위를 말한다. 그렇다면 이런 업(業)으로 형성된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이 세계는 서로 연기(緣起)된 상호의존적인 세계다.
의존은 대립과 차별의 세계로 누군가의 희생과 피땀에 바탕해 있는 불평등(不平等)한 세계다. 반드시 한쪽이 얻는 이득만큼 누군가는 차별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업을 저지르는 주체는 아무래도 권력자이기 쉽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번에 경제침략을 감행한 일본의 아베 신조 수상이다. 그런데 사실 일본은 아직 펀치를 날리지도 않았다. 펀치를 날리려고 전략물자를 가지고 준비동작만 취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불같이 일어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일제불매운동과 일본 여행자제 등으로 일본의 급소인 지방 경제에 카운터펀치를 날린 것이다.
이런 상황은 일본이 전혀 예상 못한 결과인 것 같다. 그래서 일본의 아베와 관료들이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당황하는 것 같다. 그동안 한국인들의 경향을 봤을 때 잠깐 이슈가 되고 말 것 같았던 불매운동이 오히려 점차 거세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유니클로 같은 불매운동의 중심에 있는 기업들은 국내 철수까지 고려할만한 분위기가 조성되자 크게 놀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그 한 예로 한국인 발길이 뚝 끊긴 일본의 오키나와현에서 아베가 저지른 이번 사태의 대책이 총동원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오키나와를 방문한 한국인은 약 55만3800명이다.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약 18%를 차지했다. 그런데 최근에 한일관계 악화로 관광객이 약 30% 이상 급감하였다.
뿐만 아니라 일본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우리 국내항공사들도 앞 다퉈 노선 감축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8월25일부터 10월 26일까지 순차적으로 인천, 무안, 부산에서 출발하는 9개 일본 노선에 대해 감편을 결정했다. 그리고 아시아나항공은 8월23일부터 부산과 오키나와를 잇는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오키나와현은 한국인 관광객을 다시 끌어 모으기 위해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여기서 업은 아베 총리가 저질렀는데 그 과보는 오키나와현을 비롯한 일본의 지자체가 받는 것이다.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그 해답을 주는 것이 바로 ‘보살본생만론’(菩薩本生?論)의 공업개념인 것이다.
「그때의 인민들은 비법(非法)을 멋대로 행하고 죄악을 습관적으로 저질러 복력이 쇠퇴했다. 선신(善神)들이 버리고 떠나자 갖가지 재난이 다투어 일어났으니, 그것은 모두 공업으로 말미암은 바이다. 또한 그로 말미암아 하늘은 크게 가물고 여러 해 동안 단비가 내리지 않았다. 초목은 말라 타들어가고 샘은 말라버렸다.」
업은 ‘불공업’과 ‘공업’으로 나뉜다. 불공업은 개별적으로 특별하게 혼자서만 과보를 받는 업이다. 하지만 불공업은 개개인의 얼굴, 키, 몸의 모양, 지능상태, 집안의 좋고 나쁨 등 다른 이들과 구별되게 하는 특별한 업이다. 특히 개별적인 집안 환경, 특정 나라에 태어나는 것 등 일체의 개별적인 특징, 특수한 상황 등은 모두 불공업의 소산이다.
그에 반해서 공업이란 중생들이 공통으로 짓는 업으로 동시대에 한 나라, 지역, 집안에서 다른 중생들과 범하는 공통된 업이다. 그러므로 불공업의 과보는 개별적으로 받는 데 반해서 공업의 업보는 공통적으로 받는 것이 다르다. 이와 같이 오키나와현과 일본의 다른 지방주민들이 범한 업보는 공업의 결과다.
그러니까 오키나와현과 기타 지방주민도 일본의 일부이고, 지난 선거에서 아베를 선출한 것이 바로 공업이다. 정업(定業)은 쉽게 면할 수 없다. 그러나 오키나와현의 주민들과 지방정부가 천업(天業)을 돌파할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 언론을 통해서 아베 총리의 이번 한국침략의 부당성을 알리고, 한국인 관광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참회의 활동을 통해서 천업을 돌파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