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소서’ 박성훈 “인생 열두고개 사색으로 넘어야 하는 때”

벼가 익어가는 모습은 아이의 자라나는 것과 똑 닮았다

더운 때는

길을 떠나야 하는 때

 

흐르는 냇물처럼

조리조리 졸졸

꽃같은 열망을 찾아

떠나야 하는 때

 

마음의 그림자를 저당잡히고

흐르는 열풍따라

우리의 고향으로 떠나야 하는지

 

삶의 지팽이 잡고

아리랑 굽이굽이

인생 열두고개

사색으로 넘어야 하는 때

 

마중하는 이 없는

자국자국에는

일매진 풀향기

 

이름 모를 벌레가

우짓는 여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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