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논란’ 2제···‘명예원수 추대’와 ‘친일군인’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독일군에서 군인은 ‘민간복을 입은 시민’으로 정의된다. 군법회의가 별개로 있지 않으며 법원에서 판사가 파견된다. 1944년 히틀러 암살을 기도했던 장교들이 총살되었던 장소는 이스라엘의 마사다와 같이 장교가 임관선서를 하는 ‘독일군의 성지’가 되었다.
장교가 장병의 복장 교정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 복장은 장병의 분신이며 인격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사관학교에서 장교는 짧지만 반드시 사병과 부사관 경험을 거쳐 임관한다. 처음부터 귀족의식을 주입시키는 우리 사관학교와 다르다.
원수(元帥)는 군에서 최고의 존경을 표상한다. 장군이나 대장과도 다르다. 독일군에서 폰 룬트슈테트, 폰 만슈타인 등은 대표적이다. 이름이 보이듯이 모두 귀족집안이다. 소련군에서는 주코프, 코네프, 말리노프스키 등이 있는데 집단군을 지휘했다. 일본군에서는 러일전쟁에서의 오오야마 이와오 등이 있다.
전공을 세운 장군에 원수 칭호를 내리는데 초대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다케가 큰 전공이 없는데도 원수가 된 것은 조슈 번(長州藩)의 위세에 힘입은 것이다.
우리 국군에는 아직 원수가 없다. 이승만 대통령이 김홍일 장군을 주중대사로 보내며 우리 별 셋에 중국군 별 둘을 더해 五星將軍의 휘호를 내린 전례만 있을 뿐이다.
앞으로 한반도에서 6.25전쟁과 같은 대규모 전쟁이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기 때문에 원수는 나오기 힘들 것이다. 미국에는 1990년 중동전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이루어낸 슈와르츠코프가 있지만, 이제는 맥아더나 아이젠하워 같은 원수를 둘 생각이 별로 없는 듯하다.
북한에서는 6.25 당시 군 원로 가운데서 강력히 김정일의 승계를 지지한 오진우가 원수였다. 김정일은 국가원수, 오진우는 조선인민군 원수였다. 괴링이 국가 원수고 다른 장군은 독일군 원수였던 것을 본 뜬 것으로 보인다. 인민무력부장 김일철은 원수 급이나 한 단계 아래의 차수였다.
백선엽 대장은 1920년생으로 백수(百壽)를 맞았다.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이 무릎을 꿇고 술을 올려 백선엽 장군의 백세를 축하했다. 주한미군에 GENERAL BAIK은 맥아더와 같은 신화며 전설이기 때문이다. 백선엽 장군을 명예 원수로 모시자는 제안에 친일군인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