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디자이너 이번엔 후배 행사 가로채 ‘물의’···”홍익대 패션대학원장 무색케”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디자인 상습도용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봉 디자이너가 다른 사람들이 수년간 공들여 만들어온 디자인행사를 자신의 이름을 건 행사로 둔갑시켜 진행하고 있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홍익대 패션대학원 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봉 디자이너는 서울시교육청을 후원기관이라고 속여 후원자와 관객들을 모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호 세종대 글로벌지식평생교육원 모델전공 교수는 3일 ‘이상봉 디자이너의 탐욕과 거짓, 패션인재 육성 교육프로그램이 멍든다’는 제목의 서한을 <아시아엔>에 보내왔다.
이상봉 디자이너와 20년 이상 선후배 사이로 알고 지내는 관계라고 밝힌 김 교수는 “며칠밤 잠을 설치며 고민 고민한 끝에 한국 디자이너계를 위해 이상봉 디자이너의 파렴치한 행위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보내온 서한을 정리했다.
1. 고교패션 컬렉션은 2012년 고교생의 건강한 진로 개척을 위해 만들어졌다. 고교패션컬렉션은 조직위원회 김정호 사무총장(에듀컴 대표)을 중심으로 섬유산업연합회, 서울시 교육청, 그리고 섬유패션기관과 대학들 후원으로 진행하면서 패션계와 교육계의 인정을 받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고교패션 컬렉션은 매년 열정 있는 현역 디자이너를 심사위원장으로 위촉해서 행사를 진행하는 에듀케어 프로그램이다. 패션 섬유 계열 고교생들은 △취업 박람회 △전문가 특강 △고교패션 컬렉션을 통해 패션디자이너, 모델, 실용음악, 헤어메이크업, 촬영, SNS크리에이터 등 각자의 전공분야를 살려 컬렉션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전공 분야에 대한 소중한 산지식을 배울 수 있다. 이 가운데 고교패션 컬렉션이 가장 중요한 분야다.
2. 그러나 고교패션 컬렉션은 패션계 유명인사의 탐욕과 거짓된 포장으로 인해 패션 관련 고교생의 진로개척이라는 순수한 개최의도가 퇴색되고 있다. 2016년 제5회 고교패션 컬렉션 심사위원장으로 한국 유명 디자이너 중 한분인 이상봉 디자이너를 위촉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기존의 심사위원장 역할뿐 아니라, 아예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세운 ‘행사 내 행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고교패션 컬렉션 조직위(이하 조직위)는 이상봉 디자이너가 갖고 있는 브랜드파워가 고교패션 컬렉션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교패션 컬렉션 내의 소행사로 이상봉 고교패션 컨테스트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이상봉씨는 행사 불과 일주일 전 자신의 소행사를 ‘고교패션 컨테스트 위드 이상봉’이란 분리된 행사로 격상시켜 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조직위는 심사위원장 사퇴로 행사가 파행되는 걸 막기 위해서 이상봉씨의 요구를 들어줬다. 이로써 ‘고교패션 컬렉션’과 ‘고교패션 컨테스트 위드 이상봉’은 같은 장소, 같은 시기에 각각의 분리된 행사로 진행됐다.
3. 이상봉씨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고교패션 컬렉션의 후원기관인 서울시교육청을 본인 행사의 후원으로 둔갑시켜 대외 언론홍보는 물론 교육청 후원 로고책자를 제작, 적극 배포하기까지 했다. 조직위는 이에 즉각 항의 방문했고, 이상봉씨는 “홍보팀 직원의 실수였다. 내가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는 구차한 변명만 내놓았다.
4. 이후 이상봉씨는 2016년 하반기, 고교패션 컬렉션을 교묘하게 이용해 자신은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고교패션 컨테스트 위드 이상봉’을 확장하기 위해 패션 관련 본인 주변 인사들을 섭외, 자신만의 위원회를 결성했다. 고교패션 컬렉션 주최사인 에듀컴의 김정호 대표는 고교패션 컬렉션을 만든 장본인으로서 ‘고교패션 컨테스트 위드 이상봉’이 ‘고교패션 컬렉션’과 같은 장소, 같은 시기에 열려 참가 고교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겠지만, 더 많은 패션 관련 고교생들이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고교패션 컨테스트 위드 이상봉’ 행사를 2017년, 2018년도에도 인적·물적으로 지원했다.
5. 이상봉씨는 2016년에 문제가 됐던 ‘서울시교육청 후원’ 로고를 2017년, 2018년 ‘고교패션 컨테스트 위드 이상봉’에서도 사용했다. 이상봉씨 행사는 서울시교육청 후원이 아니었는데도 이씨는 3년 연속으로 서울시교육청 후원이라고 거짓홍보를 한 것이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이상봉씨측에 후원 문구를 넣지 말라고 구두로 경고했지만, 이상봉씨는 이를 무시하고 3번의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시교육청 후원이라고 홍보했다. 이에 고교패션 컬렉션 조직위는 또다시 항의했고, 서울시교육청도 후원사에 표기하지 말라고 고교패션 컬랙션 조직위를 통하여 경고했다. 그때마다 이상봉씨는 “직원의 실수였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고교패션 컨테스트 위드 이상봉’은 교복브랜드 등 사기업이 후원을 많이 하는 개인의 행사인데, 공신력을 지닌 서울시교육청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거짓홍보로 참가 고교생들이 공신력 있는 행사라고 착각하는 큰 혼란을 초래한 것이다.
6. 이상봉씨는 3회에 걸쳐 같은 장소에서 진행한 ‘고교패션 컬렉션’과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2018 고교패션 컬렉션에는 축하 패션쇼 의상을 제공하기로 한 현역 디자이너에게 의상제공을 철회하라는 압력을 행사하고, 세종대학교에서 행사 준비를 할 때에 자신의 뜻대로 진행하지 않자 다수의 대학생, 고교생 앞에서 교수를 상대로 장시간 폭언을 일삼는 등 행패를 부렸다. 이상봉씨는 고교패션 컬렉션이라는 패션인재 육성교육 프로그램의 형식을 탐냈지만 자신이 단독으로 개최하기 힘드니까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고교패션 컬렉션’에 기생하며 ‘고교패션 컨테스트 위드 이상봉’을 개최해온 것이다. 이 행사가 3번 개최되는 동안 서울시교육청 후원이라고 지속적으로 거짓홍보를 해 참가 고교생에게 혼란을 주고, 자신의 뜻대로 진행하려고 횡포를 부리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일삼는 사람이 미래의 패션인 육성 교육프로그램 행사를 개최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한편 이상봉씨는 <아시아엔>에 이메일을 보내와 “‘패션 인재 육성 교육프로그램이 멍든다’는 서한에 담겨진 내용은 전부 사실이 아니”라며 “오히려 패션 영재 발굴 육성 및 디자이너 지망생의 의욕고취에 앞장서고 있는 공동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씨는 김씨의 제보와 관련 △고교패션 컨테스트의 시작 △고교패션 컨테스트를 고교패션컬렉션 진행 에듀컴과 함께 하게 되었는지 △서울시교육청 로고 사용 관련 △세종대학교에서의 행사 준비 관련 등에 대해 반론을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