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패션대학원장 이상봉씨 후배 디자인 상습 무단 도용···피해자 “민·형사 소송하겠다”

이상봉씨 회사가 제작의뢰한 시안(왼쪽)과 디자이너 최충훈씨의 디자인(오른쪽). <사진=MBC방송화면 캡쳐>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홍익대 패션대학원 원장으로 국내 최고 디자이너로 꼽히는 이상봉씨가 디자이너 최충훈씨의 디자인을 무단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이씨를 상대로 금명간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이상봉씨 디자인 도용 사건은 최씨가 이씨와 함께 거래하는 원단 프린트업체 대표가 최씨에게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최씨는 “이상봉씨의 디자인과 내 디자인이 일치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상봉씨의 디자인은 내가 한 것을 그대로 베꼈으며 이 과정에서 아무런 사전 양해나 사후 통보가 없었다”며 “이씨는 지난 4월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것으로 알려지자 우리 사무실로 찾아와 ‘미안하다. 직원들이 잘못해 그렇게 됐다’고 말하면서 결과적으로 도용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이상봉 디자이너와 최씨는 2018년 6월 처음 만난 사이로 당시 이상봉씨는 최씨에게 ‘2018 부천만화축제 패션쇼’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다. 최충훈씨는 “만난지 3개월쯤 지난 작년 9월말 이상봉씨가 협업을 제안해 ‘상업적인 협업은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전달했다”며 “이씨는 ‘너 편할 대로 하라’고 답하고선 내가 한 디자인과 같은 디자인을 프린트업체에 의뢰했다”고 말했다.

최씨에 따르면 이상봉씨는 지난 2월 또다시 최씨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한 아트웍디자인을 프린트업체에 의뢰했다. 최씨는 “한번이라면 실수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1월에 이미 이상봉씨에게 디자인 카피에 대해 항의했는데도 한달만에 또다시 내 디자인을 도용하고 카피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상봉씨의 무단도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4월 24일 최씨가 디자인 도용 및 카피 문제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이상봉씨는 ‘서울365 이상봉 패션쇼’에 최씨와 콜라보레이션 때 만든 슈즈를 내세웠다.

이에 대해 이상봉씨는 2일 오전 <아시아엔> 전화통화에서 “이동중이라 바쁘다. 나중에 문자나 메일로 반론 내용을 주겠다”고 했다. 이어 이날 낮 12시께 ‘이상봉 홍보팀’ 명의로 “보내주신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말씀드리고자 메일을 드립니다. 추후 필요한 사항이 생길 시에 별도로 저희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입니다”라는 내용의 의견을 보내왔다.

최충훈씨는 “문제 된 디자인이 들어간 슈즈를 패션쇼에 세웠다는 사실에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이상봉 디자이너는 디자인 카피 및 도용에 대해 죄의식이 없는 사람이라고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패션업계 최강자인 이상봉 디자이너의 횡포를 참고 있다가는 내가 고단한 노력을 들여 만든 아트웍 디자인을 빼앗길 수도 있겠다는 판단과 두려움 때문에 이 사실을 <아시아엔>에 공개하기로 했다”며 “6월초 이씨에 대해 민형사상 고소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1998년 프랑스의 Christian Chauveau와 이듬해 Studio Bercot를 졸업하고, 2000년 프랑스 파리의 KENZO와 2001년 CHANEL 디자이너로 시작했다.

그는 The Global Top Ten Original Fashion Designers Awards, 서울시장 표창장, INTERNATIONAL Designers Awards 등을 수상했다. 2019FW 서울패션위크, 2019 차이나패션위크 등에 참여했다. 또 2011년엔 DOUCAN Apres la Mousson을 런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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