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中 반미감정 고조···아이폰 이어 KFC까지 타깃

시진핑과 트럼프

‘미국산 불매 운동’ 공문 퍼져…”미국車·여행 금지하자”

항일영화 주제곡 개사한 ‘무역전쟁’ 노래도 급속 확산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연합뉴스] 구글이 미국 정부의 조치에 따라 화웨이와의 일부 사업을 중단하는 등 미·중 갈등이 커지자 중국에서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는 등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무역전쟁 당시만 해도 중국 정부가 반미 분위기를 철저히 통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관영 매체 등이 전면에 나서 불매 운동을 조장하고 있다.

21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최근 일부 중국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미국산을 사지 말라고 권고했다는 공지문 등이 떠돌고 있다.
이들 업체는 공고문에서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 정부가 반격하기로 한 만큼 우리도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개인들이 행동으로 국가를 도와야 하며 협조하지 않으면 해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공고문에는 아이폰을 사용하거나 구매해서는 안 되며 화웨이 등 중국산 휴대폰을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산 또는 미국 합자 회사가 만든 자동차를 사서는 안 되며 KFC나 맥도날드 음식도 사먹지 말라고 강제하기도 했다.

프록터 앤드 갬블(P&G)과 암웨이 등 미국 회사의 생활용품을 사서는 안 되며 미국 여행을 하지 말자는 지침도 포함됐다.

소식통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당시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보복 또한 공개적이 아닌 이런 인터넷의 정체불명 공문을 시작으로 확대된 바 있다”면서 “불매 운동처럼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점을 온라인상에서 자극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지난 20일 웨이보에 자신이 9년 동안 사용했던 아이폰 대신 화웨이 휴대폰을 구매한 사실을 공개했다. 후 편집인은 “내가 어떤 종류의 휴대폰을 사용할지 결정할 권리가 있다”면서 “화웨이가 미국에서 탄압을 받을 때 나는 개인적인 감정에서 화웨이 휴대전화를 사용함으로써 화웨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근 미·중 무역전쟁을 주제로 하는 노래가 중국 인터넷상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노래는 항일 전쟁 영화 갱도전(地道戰 땅굴을 이용하여 벌이는 전투)의 주제곡에 무역전쟁 내용을 넣어 개사한 것이다. 가사는 ‘태평양에서 무역전쟁을 벌이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는 펼쳐지고 있다! 가해자가 감히 싸우려면 우리는 그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때릴 것이고 병사가 공격해오면 장군이 막고 물이 밀려오면 흙으로 막을 것이며 우리는 가해자를 철저히 넘어뜨릴 것이다’고 돼 있다.

개사자는 쓰촨(四川)성 퇴직 관료 출신 자오량톈씨로 퇴직금의 3분의 1일을 투입해 이 노래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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