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국 2대통령’ 베네수엘라 마두로 퇴진 반정부 시위 최소 1명 사망···친정부 집회도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

우방 쿠바서 美 개입 규탄 집회 열며 마두로 옹호

[아시아에=이정철 기자, 연합뉴스] 임시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군사봉기 시도로 다시 정국혼란이 고조되는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1일(현지시각)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 벌어졌다. 이에 맞불을 놓는 친정부 집회도 열렸다.

베네수엘라엔 마두로 대통령과 과이도 임시대통령이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야권을 지지하는 수천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마두로 정권 퇴진운동을 이끄는 과이도 의장의 요청에 따라 이날 수도 카라카스 서부의 중산층 거주 지역에 집결했다.

과이도 의장은 “야권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 압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지지자들에게 점진적인 총파업 동참을 독려하고 군부의 전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군인들과 대화해 그들 모두가 우리의 대의명분에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며 “정권이 나를 탄압하려 하겠지만 우리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가수비대는 오토바이를 타고 최루탄을 쏘며 엘 파라이소 지역에 집결한 반정부 시위대의 해산을 시도했다. 하얀 최루가스가 뒤덮였지만 일부 시민들은 아랑곳없이 깃발을 흔들고 냄비를 두드리면서 맞섰다.

AFP통신은 카라카스 동부 지역에서는 전날 과이도 의장이 군사봉기를 촉구한 공군기지 인근의 고속도로를 점거하려는 야권 지지자들과 해산하려는 진압경찰 간에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최근 대규모 정전 사태 피해가 컸던 제2 도시인 서부 마라카이보에서도 시위자가 모여 깃발을 흔들고 자동차 경적을 울렸다.

이날 시위는 과이도 국회의장이 전날 카라카스의 카를로타 공군기지 외곽에서 수십명의 군인들과 거리로 나서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위한 군의 봉기를 촉구한 뒤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최소 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한 가운데 이어졌다.

앞서 과이도 의장은 노동절인 이날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한 ‘최종단계’의 하나로 “베네수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가두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하며 시민의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 5월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 지난 1월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지난 1월 23일 작년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등 불법적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 미국 등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 퇴진과 재선거 관철 운동을 벌여왔다.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언 이후 2월 들어 인도주의 원조 반입 등을 둘러싸고 극도의 정국혼란이 이어지다가 최근까지 소강상태를 보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향해 정권 붕괴를 바라는 미국의 후원을 받는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중국, 쿠바 등의 지지와 군부의 충성을 토대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베네수엘라의 우방국인 쿠바에서도 수백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의 대(對)쿠바 제재와 사회주의 동맹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시도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수도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집회 시작을 알리면서 낭독된 성명은 “우리는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와 같은 좌파 성향의 진보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책동을 비난한다”고 밝혔다.

미겔 디아스 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양키 제국의 중상모략과 거짓말, 도발, 위협에 강력하며 단호하게 혁명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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