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부패의 향기’ 박노해 “기왕 썩는 것 돈과 힘의 심장부까지 썩어라”

파키스탄의 시민들이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반정부집회를 벌이던 중 부패혐의를 받고 있는 라자 페르베즈 아슈라프 총리 관련 기사가 실린 신문을 보고 있다. 몇년 된 이야기지만 지금도 여전히 대부분 시민들은 부패한 돈과 권력의 압제에 신음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한참 신문을 보는데 창살 너머

아침 마당가 두엄더미에서

모락모락 훈김이 오른다

거름 내음이 그리 싫지 않다

무엇이든 잘 썩으면 저렇게

미래의 향기가 난다

큼직한 신문 활자 사이사이

세상이 온통 부패투성이

썩어라, 팍팍 썩어라

구석구석까지 썩어라

기왕 썩는 것

돈과 힘의 심장부까지 썩어라

깊이깊이 썩어야 푸른 내일이 오지

속속 잘 썩어야 순정한 새날이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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