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부패의 향기’ 박노해 “기왕 썩는 것 돈과 힘의 심장부까지 썩어라”
한참 신문을 보는데 창살 너머
아침 마당가 두엄더미에서
모락모락 훈김이 오른다
거름 내음이 그리 싫지 않다
무엇이든 잘 썩으면 저렇게
미래의 향기가 난다
큼직한 신문 활자 사이사이
세상이 온통 부패투성이
썩어라, 팍팍 썩어라
구석구석까지 썩어라
기왕 썩는 것
돈과 힘의 심장부까지 썩어라
깊이깊이 썩어야 푸른 내일이 오지
속속 잘 썩어야 순정한 새날이 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