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료시카 ‘한복을 입다’

이승은 개인전 ‘나무 속, 그 비밀에 관해’

마트료시카는 달걀 모양의 인형 안에 양파처럼 겹겹이, 똑같은 모양의 인형들이 들어있어 과연 마지막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러시아 민속인형으로 다산과 행운을 상징한다.

‘잔상 (Afterimage,?마트료시카에 채색, 2010)’, 가장 작은 인형의 크기 가늠을 위해 길이 14.5cm 펜을 배치했다.

러시아 전통적인 여성을 상징하는 머릿수건을 두른 농촌 여인을 기본으로 종교계 인물, 역대 지도자, 운동선수?등 다양한 인물을?표현한다. 가령?가장 바깥에 푸틴 얼굴을 시작으로 차례로 옐친, 고르바초프, 체르넨코, 안드로포프, 브레즈네프, 스탈린 그리고 제일 안쪽에?땅콩 크기만한 레닌을 그려넣는 것도 있고?클린턴?前 미국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였던 모니카 르윈스키를 힐러리 보다 앞서 그려넣어 세태를 풍자하기도 한다.

나무의 재질은 참피나무로 이 나무가 속이 벌어지지 않고 뒤틀리지 않는다고 한다. 슈베르트의 가곡 ‘보리수’가 이 나무를 노래한 것이라고도 한다.

최근작 ‘스치다가(21.5x46x21.5cm 마트로슈카에 채색, 2012)’와 포즈취한 작가 이승은

러시아 인형에 한복 입힌 동양화가 ‘이승은’

동양화를 전공한 이승은 작가는 2006년 8월 러시아 주재원으로 발령받은 남편과 함께 모스크바에 거주하면서 마트료시카를 접하게 된다. 러시아를 방문한 많은 사람이 마트료시카를 러시아의 관광상품으로만 대할 때 그는 가장 러시아적인 이 인형에 가장 한국적인 것을 접목해보기로 했다.

작가의 초기 작품들

대외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한국적인 것이 ‘한복’이라고?판단,?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마트료시카 세트를 들여와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러시아 선생으로부터 사사하며 전통 민속인형을 습작 삼아 그리다가 점차 자신만의 색이 있는 한복을 입혀 나갔다.

화가에게 그림은 곧 그의 마음이다. 양파 같은 여인들의 깊숙한 가슴 속에는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싶어 하는 여인의 사랑이 숨어있다. 열고 또 열어도 다 열리지 않는 조선 여인들의 사랑과 향기와 화려하여 더욱 처연한 생의 근원과 같은 슬픔이 있다.

‘그리다가 (Longing for Always,?24.5x55x24.5cm, 마트료시카에 채색, 2010)’

“외국에 나가 있다 보니 우리 것이 더욱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이승은 씨는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다수의 단체전 및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영국,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 등 외국에서 경험한 시간을 한국적인 미와 융합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말 또 한번의 전시회를 기획 중이다.?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견지동 목인갤러리(02-722-5066).?<도움말=소설가 이순원>

민경찬 기자 kris@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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