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한퇴마을의 ‘양심가게’와 ‘컨닝의 5가지 道’
‘신독’(信獨)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말이나 행동을 하거나, 생각하기만 해도 가슴에서 느껴지는 불편한 느낌, 혹은 내면에서 들리는 낮고 고요한 경고의 목소리, 이런 것들은 우리를 바른길로 안내하는 양심의 소리다.
양심이란 어떤 것일까? 어떤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별하는 도덕적 의식이나 마음씨다, 양심이라는 말은 사실상 도덕에 대한 내재적 기준이며 논리적 판단보다는 직관적 금기(禁忌)에 가까운 심리상태다.
양심 즉 도덕관념이란 것은 개인의 정체성이 강할수록 그것이 옳은 쪽이든 그른 쪽이든 강하게 나타난다. 다시 말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自我)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근거 이전에 관계형성을 위해 이유 없이 행해야 하는 것이 바로 양심이고 도덕적 행위다.
우리 헌법재판소에서는 “양심이란 어떠한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데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보통 ‘양심 없는 놈’이나 ‘양심이 찔린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양심은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양심이 없다면 수치심을 느낄 수 없다.
예전에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양심을 ‘마음속의 삼각형’이라고 비유했다. 양심에 가책을 느끼는 짓을 하면 이 삼각형이 돌아가며, 그것이 마음을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삼각형을 계속 돌리다 보면 모서리가 무뎌지면서, 나중엔 아픔을 느끼지 않게 된다고 절묘하게 비유했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 ‘컨닝의 다섯 가지 도’가 널리 알려지고 있다고 한다. 먼저 감독자와 우등생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을 ‘지(知)’라 하고, 이를 안 연후에 감독자가 바로 앞에 있어도 과감하게 실행하는 것을 ‘용(勇)’이라 한다. 그리고 컨닝한 답이 이상해도 이를 의심하지 않는 것을 ‘신(信)’, 남이 컨닝하다 들켰을 때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인(仁)’이라 한다. 또한 보여준 사람보다 점수가 약간 낮게 나오도록 베끼고 일찍 나가는 것을 ‘예(禮)’라 한다는 우스갯소리다.
어느 대학의 신문사가 대학 남녀재학생 2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61%가 “사정상 컨닝할 수도 있다”고 답했고, “절대 안 된다”가 33%였다. 컨닝을 한 경험이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남학생 76%와 여학생 74%가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4학년은 무려 96%가 컨닝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장성에 ‘양심가게’로 알려진 곳이 있다. 예전에 방송을 통해 CF에도 나왔던 이 가게는 점원이 없다. 이 마을은 갈수록 줄어가는 농촌인구 탓에 가게를 운영해도 인건비가 나오지 않아 원래는 가게가 한 곳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작은 물건 하나를 사려해도 읍내까지 나가야 해 마을 사람들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마을의 이장님이 큰 용기를 내어 ‘양심가게’를 운영하기로 결심하고 여러 가지 생필품들을 들여놓고는 가게를 무인으로 운영한다는 플랜카드를 걸어놓았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알아서 물건을 사고 계산한 뒤 거스름돈까지 스스로 챙겨간다. 급한데 돈이 없는 손님들을 위해서 외상장부까지 마련해 놓았다.
비록 작은 마을이지만 아직까지도 계산이 크게 안 맞은 적이 없었고 월마다 10만원 정도 나오는 수익금으로 이장님은 다시 불우한 노인들을 돕는 선행을 펼치고 있다. 양심적일 뿐만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한 가게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