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늙은 군인의 노래’ 김민기

“나더러 장군이라고 하면 이순신 장군은 어떻게 불러야 됩니까? 나는 그저 뼛속까지 군인일 뿐이오.”  육사교장을 지낸 민병돈 장군이 현역 시절 입었던 예복, 정복, 전투복 및 삼정도와 군모를 배경으로 현역시절을 회상하고 있다. 특전사령관 시절이던 1987년 6월항쟁 기간 전두환 청와대의 계엄령 선포를 “더이상 군이 나서면 안된다. 88올림픽도 그르친다”며 막은 장본인이다. 1970년대 초 베트남 참전때 받은 급여와 수당 등을 합쳐 장만한 목동 50평 단독주택이 전 재산이다. <사진=라훌 아이자즈 기자>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 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이 흙 속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군인의 자식이다
좋은 옷 입고프냐 맛난 것 먹고프냐
아서라 말아라 군인 아들 너로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내 평생 소원이 무엇이더냐
우리 손주 손목 잡고 금강산 구경일세
꽃 피어 만발하고 활짝 개인 그 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 내 청춘 다 갔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푸른 하늘 푸른 산 푸른 강물에
검은 얼굴 흰 머리에 푸른 모자 걸어가네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우리 손주 손목 잡고 금강산 구경가세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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