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일본경제신문’ 사설 어떻게 썼나?
[아시아엔=정연옥 객원기자, 일본어번역가] 일본경제신문은 20일자 사설에서 “한국 대통령이 11년 만에 북한의 수도 평양 땅을 밟은 남북정상회담은 우호적인 관계 연출이 두드러진 반면 초점이던 핵문제에 관한 진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본경제신문 20일자 사설의 주요 대목이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환영하면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평화와 번영은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벽한 비핵화를 향한 긴밀한 협력에 의견 일치를 보고 김정일 위원장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발사대를 영구히 폐쇄한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 방문도 약속했다. 이는 문 대통령을 파격적으로 융숭히 대접하는 등 평화무드를 고양하여 트럼프 미 대통령을 붙들어 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전쟁 휴전협정 체결로부터 올해가 65년. 지금도 냉전체제가 남아있는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문제다. 북한 비핵화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이 요구한 핵시설 신고와 사찰·검증이 이번에도 거론하지 않은 점에서 북한의 태도가 의심스럽다.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조치는 한국전쟁의 종결선언이 될 것이다. 정상선언과 별도로 군사긴장의 완화책을 담은 합의문서를 발표한 것은 종전선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보여진다.
경계해야 할 점은, ‘완벽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4월의 판문점선언으로부터 5개월 정도가 경과했어도 북한이 핵4과 미사일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는 점이다.
아직 한반도에 위협이 상존하고 대북한 경제제재를 계속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먼저 종전선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 대통령은 남북의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여 러시아의 파이프라인를 연결하는 등 한반도에 신경제권을 만들 구상이다. 그가 방북에 재벌그룹 기업인을 동행시킨 것도 한
국경제의 기폭제로 하려는 의욕으로 보인다. 남북경제협력과 비핵화는 자동차의 두바퀴와 같은 원칙 아래 이뤄져야 한다.
한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문 대통령은 방북 전에 “북한은 핵무기, 핵시설, 핵 계획을 포기하는 단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에 총력 집중하는 새 노선을 내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비핵화 이후의 경제발전 청사진을 보여주면서 거듭 설득을 계속하길 바란다.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미국과 북한 정상은 이르면 연내에 다시 회담을 열 것으로 보인다. 11월 미의회 중간선거를 의식하는 움직임도 있다.
톱다운 방식은 일본을 사정거리에 포함하는 탄도 미사일문제 등 일본 현안은 제쳐놓을 위험성이 다분히 있다. 일본-미국-한국 간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