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언제가 적절한가?···다초점 인공수정체도 괜찮아

인공수정체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필자는 약 20년 전 회갑 되던 해에 오른쪽 눈의 백내장 수술을 했고, 지난 5월 28일에는 왼쪽 눈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양안(兩眼) 모두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가 집도해 주었다. 필자는 백내장 초기 몇년 동안은 점안약을 사용하여 백내장 진행속도를 지연시켰으나,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효과가 없어 수술을 했다. 수술비(포괄수가진료비)는 총 130만 8550원으로, 필자는 환자부담금 25만 9210원만 지불했다.

수술 시기는 백내장에 의한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백내장 진행상태와 시력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시력감퇴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수술시기로 본다. 이에 백내장으로 진단을 받았다 하여 바로 수술을 받는 것이 아니며, 백내장 진행을 지연시킨다고 알려진 약제 등을 사용하면서 수술시기까지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도 많다.

수술 방법은 2.2-3.0mm 정도의 각막 윤부(limbus)만을 절개하고 안구 내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초음파 유화 흡입술’이 최근 주된 수술 방법이다. 즉 초음파 에너지를 이용하여 혼탁 된 수정체를 유화 내지 액화시킨 후 흡입하여 제거한 후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눈 부위를 국소마취한 후 수술시간은 대개 30분 이내다.

인공수정체란 인공으로 만든 수정체로 크게 단초점(單焦點) 인공수정체와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나눈다.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일반적인 백내장 수술 렌즈지만, 초점이 한 곳에만 맺혀 먼 거리가 보이는 대신 가까운 곳은 보이지 않아 노안 환자들은 돋보기가 필요하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초점이 두개로,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두 렌즈는 기능이 다른 만큼 가격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인공수정체는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수명이 반영구적이며, 본인은 인공수정체가 들어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를 정도로 편안하다. 그러나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인공수정체가 제자리에서 이탈되는 경우가 있고, 인공수정체로 인하여 안내염(눈 속에 생긴 심한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인공수정체 삽입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백내장 수술 후에 안구 내에 삽입하는 일반적인 인공수정체는 도수가 고정되어 독서 등 근거리 작업 시에 수정체가 두꺼워지는 조절작용이 불가능하므로 돋보기가 필요하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초점거리가 두 개 이상인 인공수정체가 개발되었다. 그러나 인공수정체의 다중 초점을 만드는 특성상 근거리 초점에 맺힌 상(像)이 원거리 초점에 맺힌 상에 겹치게 되므로 대비감도가 감소하고 눈부심 또는 달무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 중 60-90%가 다중초점 인공수정체에 만족한다고 한다. 이는 안경 없이 근거리와 원거리의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눈부심 및 대비감도 감소를 고려하여 환자의 상황에 맞게 인공수정체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후 시력회복 정도는 수정체뿐만 아니라 각막, 유리체, 망막 등 우리 눈의 여러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 눈은 각막, 전방, 수정체, 유리체 등 빛이 통과하는 매체가 있다. 이들 매체를 통과한 빛이 망막에 정확한 상을 맺어야 하며, 그 신호가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되어 뇌에서 제대로 인지하여야 비로소 잘 볼 수 있게 된다. 백내장 수술은 수정체에만 국한되는 수술이므로 수정체 외의 다른 원인에 의한 시력장애는 회복되지 않는다.

인공수정체와 관계없이 백내장 수술 자체만으로 오는 합병증이 드물지만 있을 수는 있다. 합병증으로는 안내염, 녹내장, 안내 출혈, 망막 부종, 망막 박리, 홍채의 모양 및 위치 이상 등이 있다. 수술 전 고혈압, 당뇨, 녹내장뿐 아니라 눈꺼풀의 상태도 백내장 수술 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백내장 수술(cataract surgery)이 잘 이뤄진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수술 후 감염 예방을 위하여 일주일간 눈(수술 부위)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주의하여야 하며, 눈을 만지거나 비비지 말아야 한다. 수술 후 한달 동안 사우나, 대중목욕탕, 심한 운동을 삼가고, 치료기간 동안 술과 담배는 삼간다. 세균감염 예방을 위하여 병원에서 처방한 안약을 정확히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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