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켓 영웅’ 파키스탄 총리후보에 오르다

PTI, 총선돌풍···수십년 양당체제 종식시켜

반부패·카리스마·친이슬람, 보수적 종교관

[아시아엔=편집국] “반부패, 카리스마, 자선, 교육·의료환경 개선···” 파키스탄 총선에서 승리해 새 총리 후보가 된 테흐리크-에-인사프(PTI)의 임란 칸(66) 총재를 상징하는 단어들이다.

25일(현지시간) 실시된 파키스탄 총선에서 제2야당인 테흐리크-에-인사프(PTI)는 부정부패 이미지로 점철된 여당 파키스탄 무슬림연맹(PML-N)과 지지세력 확장에 실패한 제1야당 파키스탄인민당(PPP)을 제치고 연방하원 의원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임란 칸 총재는 1996년 자신이 만든 PTI를 앞세워 수십 년간 파키스탄 정치권을 양분했던 양당체제를 종식시켰다. PTI가 연정을 통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그는 앞으로 5년간 파키스탄을 이끌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

칸은 PML-N을 이끄는 재벌 샤리프 가문이나 명문 정치가 출신인 PPP의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총재와 달리 크리켓 선수 출신이다. 그는 기득권에 물들지 않아 중립적이며 신선한 이미지를 지녔다.

크리켓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린 그는 1992년 크리켓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국민적인 스포츠 영웅이 됐다.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했으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암 치료 전문병원을 지어주는 등 자선사업도 활발하게 펼쳤다.

그는 PTI 창당 이듬해 총선에서는 연방하원 의석을 한 석도 얻지 못했으며 2002년 총선에서 그 자신만이 PTI에서 유일하게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2010년대 들어 부패청산 등 차별화된 이미지를 내세우며 유력 야당 정치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3년 총선에서는 돌풍을 일으키며 제2야당으로 부상했다.

칸은 운동선수, 영웅 등 여러 얼굴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중적 인기와 카리스마를 갖게 됐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이같은 이미지를 십분 활용했다. 유세 과정에서 개혁, 반부패, 과거 단절 등에 토대를 둔 ‘새 파키스탄’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의료 환경 개선, 일자리 1천만개 확충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기존 PML-N과 PPP과 차별화했다. 이런 주장은 기존 정치에 환멸을 느낀 젊은층과 중산층에 먹혔다. 그는 유세에서 “대중이 이제 (정·재계) 부패와 가난, 실직과 인플레이션 등의 연관성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신성 모독죄를 저지른 이에게 사형을 구형하는 법을 지지하는 등 전반적인 정치성향은 중도우파를 표방하는 PML-N보다는 훨씬 우익에 가깝다. 페미니즘에도 공격적이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개입에도 비판적이다.

동시에 파키스탄이 대규모 투자를 앞세운 중국에 치우치는 것도 비판해왔다. ‘앙숙’인 인도와 관계를 개선하자는 주장에도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칸의 입장에 대해 미국과 인도는 상당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외세를 비판하며 독립적 외교를 주장하는 군부와는 코드가 어느 정도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군부는 지난 총선에서 직간접적으로 PTI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PML-N 후보를 위협해 탈당하게 하거나 여당 지지 성향의 주요 언론사를 위협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약점으로는 정치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정국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1996년부터 정치를 했지만 정부 조직에서 관리자 역할을 한 적이 없다.

사생활과 관련해 “그는 3번 결혼한 플레이보이로서 록스타 믹 재거와도 어울려 다녔다”는 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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