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노인 건강 관리법 10가지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국제연합(UN)은 2015년 인간의 평생연령 기준(age group classification)을 재정립했다. 이에 따르면 0-17세 미성년자(minor)에서 18-65세 청년(youth), 66-79세 중년(middle-aged), 80-99세 노년(elderly/senior)을 거친 100세 이상을 장수노인(長壽老人, long-lived elderly)이라 한다.
장수(長壽, longevity)란 생명체가 오래 사는 것을 뜻하며, 인간은 되도록 오래 살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는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인은 생활수준 향상으로 기대수명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나 국가간, 지역간 생활수준의 격차에 따라 평균수명의 차이가 발생한다.
기대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유전적 요인, 의료수준, 위생, 영양, 식생활, 운동, 생활양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일본에서는 65세부터 74세까지의 노인을 ‘전기 고령자’(前期高齡者), 그리고 75세부터는 ‘후기 고령자’(後期高齡者)라고 부른다. 한편 지난해 106세를 일기로 별세한 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1911-2017) 박사(의학)는 75세 이상을 ‘신노인’(新老人)이라고 부르고 신노인회(新老人會)를 조직하였다. 신노인회의 기본이념은 사랑·인내·창조에 두고 있으며, 75세 이상 고령자 중 자립할 수 있는 노인들이 회원으로 가입한다.
히노하라 박사의 ‘신노인 건강생활 수칙’은 다음과 같다. △많이 사랑하고, 많이 사랑받는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산다. △죽는 시간까지 인생의 현역으로 산다는 자세를 갖자. △항상 창조하는 일을 하고 남을 위해 살자. △살기 어려운 것은 어느 세상에서나 똑같다고 생각하자. △남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집에서 활발한 교제를 하자. △젊은 사람들의 관심사에도 귀를 기울이자. △항상 걷는 습관을 지니고 몸을 쉴 새 없이 움직이자. △노년 건강의 최대 위험은 낙상과 골절이므로 잘 구르는 연습을 하자. △몸에 좋은 심호흡과 복식호흡을 하자. △웃음으로 얼굴에 주름을 늘리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최근 노인을 두 단계로 구분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즉 65-74세를 ‘준(準)고령인’이라 하고, 75세 이상을 ‘고령인’(高齡人)으로 하자는 내용이다. 건강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75세 이후에는 신체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80세부터는 앓는 질환도 늘어난다. 따라서 건강관리도 75세 전·후는 서로 달라야 한다.
일본은 인구 1억2700만명(2016년 10월 기준) 중 75세 이상 인구가 1700만명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27.3%이며, 2020년부터는 75세 이상 인구가 65-74세보다 많아 질 전망이다. 또한 노인 3명 중 2명이 혼자 또는 노인 커플끼리만 생활하고 있다.
노년은 어차피 질병을 달고 사는 시기이므로 거주하는 곳에서 관리를 쉽게 해주는 것이 일본 의료정책의 핵심이다. 즉 의료 목표가 질병 완치에서 질병 관리와 신체 기능 보존이므로 질병과 싸우지 않고 질병과 동행하는 의료 체계를 만들고 있다.
만성질환은 완치가 어려우므로 불편한 증상에 대해 완화를 도모하고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거주환경과 의료 지원을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노인·재활병원은 환자를 조기에 재활시키고 회복시켜서 집에 가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75세 이상이면 고혈당(高血糖)이라도 사망위험은 낮은 편이므로 오히려 저(低)혈당을 주의해야 하며,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낮으면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위험하며, 저체중(低體重)일수록 치매에 위험하므로 적정체중을 유지하여야 한다. 체질량지수(BMI)는 23-25(과체중)일 때 사망률이 낮으며, 식사는 육류(단백질)를 충분히 섭취하여야 한다.
혈압은 나이가 많을수록 목표 혈압을 높게 설정하고 있다. 즉 준고령자는 140/90mmHg 미만으로 관리하지만, 고령자는 150/90 또는 160/100 미만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고령자의 혈압을 너무 강하게 관리하면 저혈압 등 부작용으로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