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팔방미인’ 명지대생 이재백 스토리

[아시아엔=이재백 <아시아엔> 인턴기자, 명지대 전기공학과 3학년] 고등학생 시절, 나는 대학에 대한 깊은 동경심을 품고 있었다. 자유로운 공부 환경과 시간적 여유를 이용해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내게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맥간공예, 결의 아름다움에 빠지다

중학생 시절, 우연찮게 교내 방과 후 활동으로 ‘맥간공예’를 접하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무언가 손으로 만드는 게 좋았고 내가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지친 심신을 잠시나마 달래주었기 때문이다. 다소 생소한 ‘보리줄기’라는 재료로 수를 놓는 금빛 물결은 자개와 같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자아냈다. 그렇게 맥간공예에 흠뻑 빠지게 되었고 수년간 공예를 배운 끝에 올 3월에는 광화문에서 ‘나마스떼코리아 기금 마련 회원작가 초대전’에, 오는 7월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전시회에 출품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고 관심을 가지거나 미소를 띠어주실 때면 더욱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나는 맥간공예를 예술활동뿐 아니라 앞으로 나의 중요한 봉사활동으로 삼으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블로그 활동

나는 애초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기만 하는 ‘정보 소비자’에서 ‘정보 제공자’가 되면 얼마나 매력적일지 생각해 보았다. 요즘 나는 소통과 동시에 여러 정보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가 갔던 맛집이나 여행장소, 요리 레시피 등을 주로 올리고 있다. 나는 블로그 활동이 내가 하루하루 어떻게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에 대한 기록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올리는 정보가 자칫 잘못된 정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도 항상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서 항상 이 점을 가장 유념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요리

나는 주말에는 어김없이 요리를 한다.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머니가 편찮으셔 요리를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었다. 어머니가 요리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던 음식들은 이제 집에서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되었고, 그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평일엔 힘들어도 주말마다 요리를 해보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엔 어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버섯볶음으로 시작해 국, 찌개, 각종 반찬들을 만들고 있다. 실수 투성이던 나의 요리가 이제는 꽤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 각종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요리도 하고 조금 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양식 조리학원에서 요리를 배웠다. 지금은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요리를 시작하면서 기존에는 남이 만든 음식을 먹기만 했다면 지금은 내가 만든 음식을 남이 먹어줄 때의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또, 내가 하는 블로그 활동과의 연계도 가능하기에 요리를 할 때면 항상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진

처음엔 별, 달과 같은 천문사진에 관심이 있어 사진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다 사진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게 되었고, 어느새 2년여 크고 작은 순간순간을 카메라에 담게 되었다. 웨딩 촬영이나 풍경사진, 음식사진과 나의 일상 하나하나까지 기록하고 있다. 사진이 매력적인 점은 행복했던 시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순간들을 영원토록 기억 속에 머무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또 기록을 남기는 일이기에 사진을 찍을 때면 최대한 자연스럽고 현장감 있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해외 봉사활동

동남아 국가의 어린이들은 기본적인 생활 및 교육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다. 나는 그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볼 때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내 처지가 힘들다고 그저 불평·불만만 쏟아내던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때부터 국내의 작은 봉사활동부터 찾아보게 되었고, 나아가 해외에서 직접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나는 인도네시아로 처음 해외봉사를 가게 되었다. 봉사활동 내내 땀은 비 오듯이 쏟아지고 몸은 너무 힘들었지만 그 모든 게 너무나 좋았다. 내가 이렇게 흘린 땀방울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몸이 힘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작은 선물 하나에도 미소를 지었고 나 또한 덩달아 행복했다. 기회가 된다면 매년 한 차례라도 지속적으로 해외 봉사활동을 가려고 한다.

밴드 동아리

대학교에 가면 꼭 배워보고 싶었던 것이 바로 악기다.

내 손 끝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만들어지고, 이 음악이 듣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연주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른 채 동아리에 가입 원서를 넣었고, 알려주는 대로 열심히 배운 끝에 동아리 부원과 선배님들 앞에서, 또 교내 학우들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 공연 후 칭찬과 환호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내게 안겨주었다. 내가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것을 보상받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몇번 더 공연을 하게 되고 처음엔 어설프고 부족했지만, 사람들이 우리들의 연주를 듣고 기뻐할수록 더 멋진 연주를 선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는 그 다음날에 더 성장한 나 자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계속 악기를 연주했고, 현재는 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주위에 여러 사람이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면 삶이 너무 빠듯하지 않아?”

나에게 그 ‘하고 싶은 것‘은 내 삶의 질을 높이고, 자존감을 높이는데 이바지하는 것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평소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허다하였는데, 하나둘 할 일을 늘려가다 보니 내가 이 주어진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더 계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공예로 시작해서 요리·블로그 활동·밴드 활동·사진촬영·봉사활동과 낚시···. 그리고 최근에는 버섯재배까지 그밖에도 몇 가지를 시간을 분배해 차례차례 늘려가고 있다. 현재는 학업과 병행해도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내게 아무런 가치가 없게 느껴지던 시간이 가치있게 느껴질 때면 가슴 속에서 솟구치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나를 더 열심히 움직이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미래에 더 멋진 내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나는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내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기부금의 90% 이상 어려운 이웃이나 소외계층에게 전달될 수 있는 그런 기부단체를 만드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힘들더라도 내가 지금 하는 활동들을 통해 재능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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