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어려운 고전 쉽게 읽기···’에피소드와 함께 읽기 단테의 신곡’


[아시아엔=김혜원 인턴기자] 인문정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단테의 <신곡>.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단테 자신이 지옥과 연옥, 천국을 순례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서사는 고대 그리스로마신화와 그리스도교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에피소드와 함께 읽기 단테의 신곡>(차기태 저, 필맥)은 서양 문화와 철학에 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신곡>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곡> 입문서다. 이 책은 <신곡>에 얽힌 여러 에피소드에 대해 쉽게 풀어주며 깊이 있는 독해를 이끌어준다.

단테의 <신곡>에서 저승세계는 지옥과 연옥, 천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스스로 터득한 독해법을 바탕으로 이 세 개로 나뉜 세계를 조금 더 구체화했다. 지옥을 하부지옥과 상부지옥으로, 연옥은 하부연옥과 상부연옥으로, 천국은 하부천국과 상부천국으로 구분했다. 하느님과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상부에 속하고, 멀면 멀수록 하부에 속한다. 예를 들면, 하부지옥은 하나님이 더 미워하는 곳이며, 상부지옥은 덜 미워하는 공간인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독창적으로 <신곡>을 해석하고 있다.

당신은 모든 시인의 영광이요 빛입니다.
오랫동안 간절한 열망과 큰 애정을 갖고
당신의 시집을 찾아 읽었습니다.
당신은 나의 스승이요, 나의 저자입니다.
나에게 명예를 안겨준 아름다운 문체는
오로지 당신에게서 배운 것입니다.

-지옥편 제1곡

위 글은 <신곡> 지옥편의 일부분으로 단테가 베르길리우스를 만나서 하는 말이다. 배경지식 없이 <신곡>을 읽게 되면, 베르길리우스가 누군지 모르고 넘어갈 것이다. 이처럼 이 책에는 우리에게 생소한 서양의 인물, 신화, 문화가 많이 나온다. <에피소드와 함께 읽기 단테의 신곡>은 베르길리우스가 누군지 짚어준다. 그는 서양의 대표적 서사시 <아이네이스>를 쓴 시인이며, 단테가 존경하는 인물이라는 것. 단테가 지옥여행을 한 시기를 고려하면, 베르길리우스는 1300년 이상 저승에 갇혀 있다가 모습을 드러낸 셈이라는 것이다.

이 책 저자 차기태는 인물설명을 비롯해 여러 신화, 종교에 관한 에피소드를 통해 <신곡>을 보다 깊이 있게 음미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신곡>은 분명 명작이다. 하지만 이 책을 제대로 독파하기 위한 여유와 기본지식이 부족한 이들이 많다. <에피소드와 함께 읽기 단테의 신곡>은 저자의 머리말처럼 “<신곡>을 제대로 이해하고픈 의욕은 있지만 시간과 여유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신곡>을 제대로 읽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먼저 읽어보길 자신있게 권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