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인구절벽 해결책···”백약이 무효인가?”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동창회장,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영국 윌리엄(36) 왕세손 부부의 셋째 아이(남자, 3.8kg)가 지난 4월 23일 태어났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증손(曾孫)인 루이스 왕자의 왕위계승(王位繼承) 서열은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형 조지(4세) 왕자, 누나 샬럿(2세) 공주에 이어 5위다.

요즘 영국 왕위 계승의 서열 6위인 해리(34) 왕자와 혼혈 미국인 할리우드 배우 메건 마클(37)의 사랑 이야기가 화제다. 34살 신랑과 37살 신부(이혼녀)의 세기적 결혼식은 런던 서쪽으로 30km에 위치한 윈저성에서 5월 19일 거행됐다.

해리 왕자는 군복무 이전에는 여러 여성과의 염문과 나체놀이 등을 하는 등으로 왕실에서 ‘사고뭉치’로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은 각종 사회활동과 왕실 관련 중책을 맡으면서 시민들에게 호감의 이미지로 돌아왔다고 한다. 해리 왕자 결혼식은 영국 국민이 단합하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1조원 가량의 경제 부양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경제학자들은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를 꼽고 있다. 최근 조선일보사 설문에 참여한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원인 51명의 경제학자 중 19명(37.3%)이 인구문제를 가장 걱정했다. 뒤를 이어 빈부격차 등 사회구조, 보호무역 강화 등 통상환경, 편중된 수출업종 등 산업구조, 가계와 정부 부문의 부체 증가 등을 위험요소로 지적했다.

저출산 고령화는 경제 활력과 일자리 창출을 해치는 최악의 환경을 만들고 있다. 올해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5만명 가량 줄어들며 이로 인해 고용시장에 충격이 일부 있어 지난달 취업자가 2만명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6년부터 작년까지 총 225조원 예산을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썼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면서도 저출산 극복이 국가적 과제로 등장하고 있지만 해외입양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 입양은 2014년 535명, 2015년 374면, 2016년 334명으로 줄다가 2017년 398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전체 해외입양아 중 69.3%(276명)가 미국에 몰려 있다. 미국 이외에 스웨덴, 캐나다, 노르웨이, 호주 등에도 매년 30-40명씩 입양아를 보내고 있다.

‘저출산 극복’을 말하면서 우리가 낳은 아기조차 국내에서 양육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해외입양이 늘어난 것은 국내 입양이 2016년 546명에 비해 14.5%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 입양이 전체 입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3년 74.4%로 높아져 국내 입양이 활성화되는 기미가 보였으나, 이후 계속 떨어져 2017년에는 53.9%를 기록했다. 국내 입양이 부진한 이유는 1세 미만의 아기와 여아(女兒)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입양아 학대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입양 분위기가 위축되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미래 가족 변화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현재 가장 전형적인 가구 형태는 부부와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로 약 619만 가구로 전체 1936만8000가구의 32%를 차지한다. 이어 1인 가구(539만8000가구), 자녀없이 부부 둘만 사는 가구(299만5000가구) 순이다.

그러나 연구진이 합계 출산율이 최근 수준에 머물고, 사망률이 점진적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해 추계한 결과, 2020년 1인 가구는 591만8000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부부와 자녀 가구는 586만8000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부부와 자녀 가구 수가 대폭 줄어드는 이유는 젊은 층의 미혼율이 높아지고 자녀도 덜 낳기 때문이다. 또한 2020년부터 1인 가구의 상당수는 65세 이상 노인이다.

우리나라의 20·30대가 ‘미혼 대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을 앞지를 정도로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기를 낳을 가임(可姙) 여성(15-49세) 감소에다 혼인율이 크게 하락한 것이 저출산을 부른 핵심원인이다. 즉 아기를 낳을 주 연령대인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여성이 결혼하지 않는 나라가 되면서 합계출산율이 1.23명(2010년), 1.19(2013), 1.17(2016), 1.05명(2017년)까지 추락했다. 일본은 합계출산율이 1.44명(2016년)으로 근래 1.4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말하는 혼인율은 일본 5.0건보다 약간 높은 5.5건이지만, 지난 10년 동안 일본보다 급격하게 혼인율이 떨어진 결과다. 즉 20대 미혼율은 91.3%로 일본 79.7%보다 압도적으로 높고, 30대 미혼율은 30.3%로 일본(34.9%)보다 약간 높다. 이는 30대 후반 미혼율은 아직 일본이 더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결혼(초혼) 연령이 30세를 넘어 저출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초혼 연령이 높아진 것은 고학력화와 여성 취업 확대 때문이다. 30대 여성의 4년제 대졸자가 전체의 절반가량(47.0%)인 데 비해 일본은 21.5%에 머물러 있다. 반대로 일본은 2년제 전문대학 졸업이 한국보다 훨씬 많다. 우리나라는 여성이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면서 사회 진출하는 나이가 늦어지고 직장에서 안정을 찾은 뒤 결혼하려는 분위가기 조성되면서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30년 내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84곳, 3400여개 읍·면·동 중 1383개가 사라진다고 전망했다. 이들 지역은 가임여성인구 비중이 낮고,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또한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도 심각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40년의 농촌 모습은 잿빛에 가깝다. 즉 극심한 저출산과 고령화로 정주환경이 붕괴되고, 기초생활 기반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족농 중심의 농업구조가 대농이나 기업농 중심으로 급속히 변화되면서 고령화된 영세소농이 소외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노후 대비책인 국민연금은 출생아 수가 많아져야 재정이 탄탄해진다. 출산율이 떨어지자 국민연금공단은 이른바 ‘출산크레딧’이란 제도를 내놨다. 2008년 이후에 둘째 자녀 이상 출산한 가입자가 대상이며, 자녀수가 늘어나면 최대 50개월까지 가입기간을 추가 인정해 준다. 즉 2자녀는 12개월, 3자녀는 30개월, 4자녀이면 48개월로 늘어난다.

우리나라는 웬만한 출산장려 정책은 거의 다 도입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지난해 출산율(1.05명)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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