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스타트업 기업] 장애인 중매 어플리케이션 Inclov·세계 최초 점자 스마트워치 Dot

[아시아엔=서의미 기자]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불편함을 느껴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세계 인구의 15%(WHO 기준)에 해당하는 장애인이라면, 일상생활조차도 고통스러울 수 있다.

선진국들은 대체로 개인의 장애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러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수준의 ‘삶의 질’을 보장받도록 하는데 발생하는 불편함을 낭비라고 여기는 시선은 지금도 존재한다. 사람들은 ‘통합’은 반기지만, 그에 따른 불편함을 반기진 않는다. 이런 시선에도 불구, 아시아의 스타트업 기업 두 곳은 장애인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 두 대표는 ‘불편함’이 만든 불평등한 사회를 가만히 지켜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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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lov “모든 인간은 누군가를 사랑할 자격이 있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평생의 반려자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통념이다. 특히 2,680만 장애인이 살고 있는 인도에선 장애인이 고액의 지참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비장애인과 결혼하기 어렵다고 한다.

장애인 40%가 결혼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놀란 깔리아니 로나와 샨카르 스리니바산은 장애인 중매 어플리케이션 인클로브 (2016)를 공동으로 제작했다. 인도 구르가온에 기반을 둔 인클로브는 장애에 따른 의존도, 완치 가능성, 투여 중인 약물, 치료 경과 등을 분석해 이용자를 연결해 준다. 이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장애로 차별 받지 않는 환경에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한다는 이유로 인클로브가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이 어플리케이션은 장애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또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CEO 깔리아니 로나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중에 결혼 중매 애플리케이션이 여럿 있지만, 인클로브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포괄적인 어플리케이션이다”라고 설명했다.

인클로브는 더 나아가 ‘소셜 스페이스’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적인 장소에서 만나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특별한 공간으로 초대한다. 이 프로그램엔 온라인으로 만났음에도 오프라인 만남을 이어가기 어려운 장애인 이용자들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창립된 지 1년이 갓 넘었지만 인클로브는 그동안 6,000여 장애인들의 배우자를 찾아줬고, 그 중 100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소셜 스페이스’에도 참여했다.

서비스 이용자 람케쉬는 “4년 넘게 배우자를 찾아왔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을 수 없어 실망했다. 그러던 중 인클로브를 접하게 됐고, 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배우자를 만났다. 우리는 늘 인클로브에 감사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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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점자 스마트워치’ Dot Incorporation
시각장애인이 정보를 획득하는 데는 몇 가지 옵션이 있다. 비싼 도구를 구매해 사용하거나 혹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거나. 거대한 점자 성경책을 읽던 친구를 본 닷 인코퍼레이션의 창립자 김주윤은 보다 편리한 방법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보다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는 이 시대에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도구 또한 편리해져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2016년, 창립자 김주윤은 닷이라는 회사를 세우며 세계 최초의 점자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닷은 시행착오를 반복한 끝에 사이즈를 기존 점자 제품의 20분의 1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닷 스마트워치 사용자는 디스플레이를 터치해 시간을 알 수 있고, 스마트폰과 연동시키면 메시지나 SNS의 알림도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은 볼륨을 크게 높여 메시지를 들을 수 밖에 없는데, 그 소리가 다른 사람에게도 들려 사생활을 지키기 어려웠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300달러(약 32만 원)이란 가격도 일반인에게 그리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다. 김주윤은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이 기기를 구매하는데 ‘장애’가 되는 벽이 없었으면 좋겠다. 모든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하기에 시각장애인 누구나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했다. 이 기기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취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 이전부터 기술력을 인정 받은 닷의 스마트워치는 호평을 받으며 세계적인 유명세도 탔다. 점자 스마트기기 분야를 이끄는 선두기업이 된 닷. 스티비 원더, 안드레아 보첼리 등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시각장애인 가수들도 이들의 제품을 주문할 정도다.

닷의 다음 프로젝트는 독서용 점자 태블릿이다. 일종의 점자 킨들(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전자책 서비스 전용단말기)로, 이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면 시각장애인도 읽을거리와 교육자료를 접할 수 있게 된다.

기술은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기도 하고, 때론 사람을 위협하기도 한다. 하지만 창립자 김주윤 과 그의 팀은 ‘모든 사람에게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한다’는 기술의 참 의미를 실현하고 있다. 번역 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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