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쿠시아 디아멍, 그 누구보다 화려한 ‘드래그퀸’
[아시아엔=아미라 이스마일 인턴기자] 화려하고 진한 메이크업, 화려한 여성 의상을 입고 과장된 퍼포먼스를 벌이는 남성을 의미하는 드래그 퀸(Drag queen). 아직 한국에선 생소한 단어지만 한국의 드래그 퀸 커뮤니티는 꾸준히 성장해 왔다.
<아시아엔>은 한국 LGBTQ(성 소수자들.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퀴어(Queer)의 앞 글자를 딴 용어) 커뮤니티에서 가장 유명한 드래그 퀸 중 한명인 쿠시아 디아멍을 인터뷰했다. 그 누구보다 화려한 그녀(혹은 그)를 만나 드래그 퀸이 된 계기와 일에 대한 프라이드, 그리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아시아엔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 한마디.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활동 중인 드래그 퀸 쿠시아 디아멍이라고 합니다. 어릴 때 이메일 계정으로 쿠시아란 아이디를 썼는데, 단어의 어감이 예뻐서 이 이름을 선택했죠.”
-대중들이 드래그 퀸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가 있는 듯한데.
“사람들은 보통 드래그 퀸들을 트렌스젠더가 되고픈 이들로 생각하더라고요.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
-드래그 퀸이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5년 전에 일하던 클럽에서 친구들이 드랙 퍼포먼스를 하더라고요. 그때 감명받아서 드래그 퀸이 되기로 결심했죠.”
-한국에서 LGBTQ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떠한가요?
“예전에는 많이 힘들었죠.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많은 부분들이 전보다 나아졌어요. 그만큼 사회 인식도 많이 바뀌었죠.”
-당신이 드래그 퀸이라는 사실에 대해 가족과 주변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사실 가족들에겐 아직 알리지 못했고, 친구들만 알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친구들은 제가 처음 드래그 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을 때부터 지지해줬어요. 그리고 먼저 드래그 퀸으로 활동하던 친구들은 여러 노하우들을 알려주기도 했어요.”
-드래그 퀸으로 누구보다 화려하게 살고 있지만, 당신 만의 아이돌이 있다면?
“레이디 가가! 그녀의 열정과 개성은 너무나 독보적이죠. 그녀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저한테 영향을 미쳤어요. 특별히 드래그 퀸 중 누구 한명을 좋아한다고 밝히긴 그렇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모든 드래그 퀸들을 존중해요. 저도 제 아이덴티티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고요.”
-공연 준비하는데 얼마나 오래 걸리나요? 그리고 준비할 땐 어떤 부분들을 신경쓰나요?
“어떤 곡을 사용할지는 한달 쯤 전에 미리 결정하는 편이에요. 이전엔 어떤 퍼포먼스를 선보였는지 리뷰하고, 앞으로 다가올 쇼에선 어떤 퍼포먼스를 선보일지 구상해서 이에 맞는 곡과 컨셉을 설정해요. 공연이 있는 날엔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최대한 잠을 자요. 공연 4시간 전에 일어나서 나갈 채비를 하고, 현장에선 메이크업하고 의상 준비하는데 2~3시간 걸리는 편이에요. 쇼가 끝난 뒤에는 애프터 파티에서 친구들이나 팬들과 즐기다 귀가해서 피로를 풀죠.”
-공연에서 김치, 나오미 스몰, 바이올렛 차츠키 등 유명 드래그 퀸들과 협연했었죠. 그때 경험들을 들려주세요.
“다른 드래그 퀸들과 함께 공연했던 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죠. 쇼에서 드래그 퀸, 그리고 팬들을 만난다는 사실은 언제나 저를 흥분시켜요.”
-재미교포 래퍼 덤파운데드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어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덤파운데드의 뮤직비디오 ‘형’은 한국 사회에선 드문 색다른 타입의 형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덤파운데드 역시 제가 여성적인 외형을 지녔지만 매우 강하고 거친 캐릭터의 드래그 퀸을 보여주길 원했죠. 현장 스태프들도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LGBTQ 커뮤니티를 지지해주셨던 기억이 나요.”
-드래그 퀸이 된 후 가장 좋았던 점과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이전엔 만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사람들과 팬들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받는다는 것이 가장 기뻐요. 한편으로 드래그 퀸은 카멜레온 같기도 해요. 공연마다 새로운 것들을 선 보여야 하니까. 그래서 전 드래그 퀸은 항상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이 힘들지만 즐겼으니까 지금까지 할 수 있었죠.”
-드래그 퀸이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좀.
“다른 드래그 퀸들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그들이 어떻게 유니크한 스타일을 표현하는지 연구해야 해요. 드래그 퀸이 되고 싶다면 자신만의 퍼포먼스를 드러낼 수 있는 페르소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즐기면서 일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중요해요. 필드의 퀸들도 취미처럼 즐기면서 하다 점차 커리어를 쌓아나갔어요.”
-마지막으로 쿠시아가 꿈꾸는 미래에 대해 한마디.
“월드 투어에서 내 노래를 내 목소리로 부르고 싶어요. 가장 큰 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