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만교·불교·힌두교는 한 뿌리④] 불교 발상지 인도서 불교가 외면받는 까닭

브라만의 역습과 힌두교

[아시아엔=홍익희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 <세 종교 이야기> <유태인 이야기> 저자]  인도에서는 1세기부터 3세기까지가 불교의 전성기였다. 그러다 4세기경 반전이 일어났다. 인도가 불교의 발상지임에도 서기 5세기경부터 불교가 쇠퇴한 이유는 불교가 기본적으로 인도인에 뿌리박힌 카스트제도에 반대하고 남녀평등 사상에 따라 승려계급에 여성 참여를 허용해 기득권층의 격렬한 반발과 저항을 샀기 때문이다.

기득권층의 반발로 서민종교인 불교가 쇠퇴하면서 인도인에게는 그들의 성향에 맞는 새로운 종교가 필요했다. 이때 브라만교가 변신을 시도하고, 소나 말 같은 동물을 잡아서 드리던 제사를 신상 앞에 꽃과 과일을 올리면 되도록 간소화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만나는 삶의 고비마다 의미를 부여해서 작명식, 돌잔치, 결혼식, 장례의식을 철저히 챙겼다. 낮은 곳으로 더 가까이 다가간 것이다. 이렇게 브라만교가 인도의 여러 토착종교와 결합하고 기존불교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비슈누와 시바’를 최고신으로 하는 힌두교로 발전했다.

반면 불교는 참선, 고행을 강조하면서 민초들의 삶 구석구석에 세심한 눈길을 주지 못했다. 밑바닥 사람들은 굿을 하든지 푸닥거리를 해야 사는 재미가 났다. 그 뒤 불교는 신도와 승려의 거리가 멀어지고, 민중 속으로 파고들어 토속신앙을 접수한 힌두교를 당해내지 못했다.

인도 종교와 철학은 베다의 권위를 인정하는가 여부에 따라 두 파로 나뉜다. 곧 정통파를 뜻하는 아스티카와 비정통파를 뜻하는 나스티카로 구별된다. 아스티카 그룹은 대략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6세기 동안 분화되어 여섯 힌두철학 학파 곧 삼키아·요가·니야야·바이셰시카·미맘사·베단타 학파로 나뉘었다. 반면 불교·자이나교·차르바카파와 기타 다른 종교나 학파들은 나스티카로 분류되었다.

이 시기에 이들 학파들은 지지자를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힌두교는 베다 전통이 지역 민간 전통들과 융합하면서 고대의 베다종교가 새로운 모습으로 부흥한 형태로 시기적으로는 인도에서 불교가 쇠퇴하던 8세기경에 출현했다. 이렇듯 인도인의 사상 속에는 베다를 중심으로 하는 사상이라야 정통으로 인정되고 불교와 같은 나스티카 종교나 사상들은 비정통으로 인식되는 뿌리 깊은 베다 사상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힌두교와 고대 브라만교와 차이점이 있다면, 브라만교가 <베다>에 근거하여 희생제를 중심으로 하며 신전이나 신상(神像) 없이 자연신을 숭배한 데 비해, 힌두교는 신전과 신상이 있으며 인격신이 신앙의 중심이 된다는 점이다. 또한 신불(神佛)에 산 제물을 바치는 공희(供犧)를 반대하여 육식이 금지되었다.

힌두교의 근본 경전은 브라만교에서 유래된 <베다>와 <우파니샤드>이며 그 외에도 <브라흐마나>, <수트라> 등의 문헌이 있다. 힌두교는 브라만교에서 많은 신관(神觀)과 신화를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다신교 같이 보이지만, 신들의 배후에 유일한 최고신을 설정하고 힌두교의 여러 신들을 최고신의 다양한 현현(顯現)으로 통일시키고 있는 점에서 일신교적 형태를 취하고 있다.

오늘날 인도는 헌법적으로 만민평등 사회이다. 그럼에도 인도인의 일상생활에서 힌두 카스트식 불평등사상과 신분질서가 실질적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아이러니다. 현재 인도의 최대 종교는 힌두교다. 인도인의 80%가 힌두교를 믿고 있는 반면 불교신도는 전체 인구의 0.8%인 80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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