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19혁명일 통합 ‘세언협’ 김소영·전용창 공동회장 “전세계 동포언론사 ‘롤모델’ 될 것”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재외동포청 등 국내 정치권 공약 실천 철저히 감시할 것”
[아시아엔=최윤주 <달라스뉴스넷> 기자, 세언협공동취재단] 대통합의 깃발이 높이 솟았다.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세한언)와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재언협)가 갈등을 봉합하고 하나의 단체로 탄생했다. 9년만에 이룩한 대통합이다.
10년 가까이 별개 조직으로 운영되던 두 단체가 하나의 합을 이뤄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조직별 주관과 성격이 강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언론단체 간의 통합은 여느 조직과 비교할 수 없다.
재언협과 세한언의 통합 추진이 지난해 가시화되면서도 쉽게 낙관할 수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입 기관의 성격, 통합단체 이름, 통합 조직의 구성, 통합을 대하는 회원들의 시각 등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다뤄선 안 될 일이었기 때문이다. 산 하나를 넘으면 또다시 나타나는 산등성이. 지난 6개월간 통합추진위원회의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두 단체는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던 대통합의 터널을 빠져 나와 마침내 하나가 됐다.
그 중심에 세한언 전용창 회장과 재언협 김소영 회장이 있다. 이번 통합은 2016년 4월 선출된 김소영 재언협 회장이 같은 해 10월 법적 분쟁을 마친 세한언이 전용창 회장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하자 통합을 전격 제의하면서 시작됐다.
새롭게 출범한 세계한인언론인협회(세언협)의 공동회장에 추대된 김소영·전용창 회장을 인터뷰했다.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해달라.
(전용창, 이하 전) 태국 방콕에서 30여년 사업을 해오며 <교민광장> 잡지를 격주간 발행하고 있다.
(김소영, 이하 김) 캐나다 밴쿠버에서 <중앙일보>를 16년째 운영하고 있다.
-근 10년 만에 세계한인언론단체의 대통합을 이뤄냈는데 소감은?
(전) 쉽지 않은 통합이었다. 어려운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김회장님과 더불어 여러 마음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양보하면서 서로 양보한 결과 통합을 이뤄낼 수 있었다.
(김) 전용창 회장님께서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셨기 때문에 오늘의 통합이 가능했다. 이해와 협력이 만들어낸 성과다.
-통합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김) 작년 4월 재언협 회장에 당선하고, 6개월 뒤, 가장 중요한 화두로 삼은 것이 ‘통합’이었다. 언론인 단체가 양분돼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대내외에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합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불가피한 사안이었다. 2016년 세한언 가을대회가 열릴 당시 재언협 임원진이 ‘통합추진’을 타진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았다. 세한언 쪽에서도 통합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 이후 통합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통합이 급물살을 탔다.
(전) 그간 세한언은 내부조직의 균열을 겪으면서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 작년 가을대회 때 세한언을 찾은 재언협 임원진으로부터 ‘통합’ 의사를 전달받았고, 회장 취임 후 어떻게 해서든지 통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로가 진지하고 이해·배려하면서 오늘 통합을 이루게 됐다고 본다.
-통합과정이 수월치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는지.
(김) 양분된 시간만큼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를 풀어내는 게 제일 어려웠다. 하나를 매듭 지으면 다른 하나를 풀어야 하는 게 힘들긴 했다. 하지만 진심을 가지고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어 나가면서 통합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전) 한두 사람만 모여도 의견이 다르게 마련인데 두 개의 단체가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통추위 위원들을 비롯해 주변의 모든 분들이 하나된 목소리로 응원하고 통합의 필요성을 공감하니 불가능할 것 같던 통합이 성공적으로 성사됐다.
-공동회장이라는 과도기적 방안을 채택했는데 어떤 식으로 운영할 예정인지.
(김) 사업도 동업을 하면 힘들다는 말이 있지만, 각자의 장점을 살려나간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예를 들어 전회장님께서는 대외적인 활동과 인적 네트워크가 강한 장점을 극대화시키시고, 저는 회원들의 소통과 내실을 기해 세언협의 역할 및 성장을 담당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 사실 처음에는 단독회장이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통합과정을 진행하면서 두 회장의 연합된 힘이 더 큰 추진력과 더 넓은 포용력을 갖는다는 걸 경험했다. 공동회장을 통해 상호간의 장점은 살리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면서 회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세언협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며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 행정적인 절차를 밟는 것이 급선무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사정으로 양 단체 모두 언론단체로서의 완벽한 틀을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가을에 열릴 행사를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어떻게 치를 것인가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전 세계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한인 언론사들의 역할과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과제다.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한인언론인 양성의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도 세언협이 담당해야 할 책무다.
(전) 산적한 문제가 많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정자립을 꾀하고 회원사들에게 도움 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협회와 회원사 모두가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내 가야 한다.
-통합단체인 세언협에 대해 회원들이 많은 기대를 한다.
(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능력이 뛰어난 언론인들이 모인 단체가 세언협이다. 통합은 우리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를 대내외에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이 일을 찾아내고 그 역할을 수행해나가는 게 기대효과이자 주요과제다.
(전) 이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김소영 회장과 뜻을 같이 한다.
-앞으로 계획은.
(김)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당에서 재외동포청 설립을 공약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정치권에서도 재외동포들의 권익신장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좀더 심각하게 재외동포사회의 필요에 대해 고민하고 동포사회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전) 외부에 재정 의존도가 크다는 것은 세언협 발전에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니만큼 세언협 수익구조에 대해 깊이 고민할 것이다. 우리 힘으로 우리 단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해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