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관의 경제산책⑪] 왜 가난할수록 위험한 투기를 할까?
전망이론: 보상은 확실한 것을 좋아하고, 손실은 위험을 즐기는 양면성이 있다.
보상은 확실한 것을 선호함
<실험1>밀림 속에서 살고 있는 타잔은 초콜릿을 배급받는데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타잔은 어떤 것을 택하겠는가?
???????? 1번: 확실하게 초콜릿 한통을 받을 수 있다.
???????? 2번: 초콜릿 3통을 받을 확률이 반, 초콜릿을 못 받을 확률이 반이다.
기대값을 보면 전자는 초콜릿 1통(100% 확률), 후자는 초콜릿 1.5통(3통 x 0.5)으로, 초콜릿을 더 먹을 가능성은 후자가 더?높다. 하지만 타잔과 대부분 사람들은 1번을 선택한다. 사람은 선택을 할 때 가능성보다는 확실한 이익을 좋아하는데 이것을 ‘확실성 효과(Certainty Effect)’라 한다.
확정된 손실보다는 손실을 줄이는 것을 선호함
<실험2> 타잔은 숲속의 원주민에게 빌린 젖소를 돌려줘야 한다. 원주민은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젖소를 돌려주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타잔은 어떤 것을 택하겠는가?
???????? 1번: 당장 젖소를 갚아야 한다.
??????? ?2번: 젖소와 구하기 힘든 고래 2마리까지 갚아야 할 확률이 반, 젖소를 안줘도 될 것이 반이다.
타잔은 2번을 선택한다. 확실히 돌려줘야 할 젖소 한 마리 보다는 후자의 위험을 선택한다. 대부분 사람들도 확정된 손실액보다는 손실의 확률이 줄어드는 것(혹시라도 젖소를 안줘도 될 경우)에 도박을 한다.
왜 가난한 사람일수록 위험한 투기를 할까?
경제학은 인간의 선택(Choice)을 다루는 학문이다. 인간의 합리성을 전제로 한 이론들이 주류였다. 개인이 의사결정을?할 때 효과가 높고 기대값(expected value)이 큰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반드시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처음으로 논리적 으로 설명한 이론이 등장해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바로 미국의 심리학자인 카너먼(Kahneman) 교수와 트버스키(Tversky) 교수가 주장한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이다.
‘전망이론’에서는 사람들이 이익이나 보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위험을 피해 확실한 것만 선택한다. 반대로 위기상황(손실,위험)에서는 오히려 위험을 즐기는 결정을 내리는 양면성을 가진다.
전망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면 가난한 사람이 투기를 선호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스스로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일확천금을 바라고, 요행을 바라서 위험한 투기를 하는 공격형이 많다. 수익이 높다는 말만 믿고 투자하여 속는 사람이 많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위험이 있는 투기 대신 금리가 낮은 은행이나 안정형 펀드에 가입한다.
주식보다 위험한 식당 창업
직장에서 상사와의 갈등, 과중한 업무부담 등 직장생활의 고단함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거나 장사를 해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김밥집을 창업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김밥집을 창업하려 할 때 리스크는 무엇일까?
“굶어 죽기야 하겠나”라는 생각에 대부분 식당 문을 연다.
우선 단순히 금전적인 비용을 계산하면 점포를 사거나 임대해서 가게를 만들어야 하고, 실내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 초기 자본 이외에도 이 사람은 회사에서 매달 받아오던 월급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는 이른바 ‘상실소득’이 있다.
상가건물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음식점이 들어서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경험 없이 뛰어든 사람은 서서히 망한다. 통계에 의하면 식당 창업 후 3년 이내 투자금을 회수하는 성공확률은 10%가 안 된다. 주식보다 위험한 게 식당 창업이다. 주식은 자기가 산 종목이 하락하면 손절매라도 해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 등 고정투자비용을 들인 식당을 그만두려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직장인이 사표를 던질 수 없는 진짜 이유?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회사는 개인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망이 되는 보험의 역할을 한다. 즉 자신이 위험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창업 대신에 직장에 근무하며 정액의 월급을 받는 보험에 든 것과 같다. 직장인에게 창업 기회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내지 못하거나 취직하여 월급 받는 것을 택했다면 그것은 확실한 보상을 좋아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작은 손실에 대한 위험을 즐기는 양면성은 있으나 실제 선택에 있어 큰 위험부담이 있는 도박은 하지 않는다.
전문직종인 의사도 예외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은 의과대학에 재직하는 의사는 개업한 동료보다는 월급이 형편없지만 좀처럼 개업하지 못하는 것도 위험을 꺼리기 때문이다. 매년 200곳이 넘는 개인병원이 강남구에 새로 들어서고 80% 정도가 폐업한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의 땅을 미리 포기해서는 안되는 게 또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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