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찬송가 보셨나요?
아시아엔은 오는 11월11일 창간 3돌을 맞습니다. 그동안 독자들께서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시아엔은 창간 1년만에 네이버와 검색제휴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제휴 이전 기사는 검색되지 않고 있어, 그 이전 발행된 아시아엔 콘텐츠 가운데 일부를 다시 내기로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좋은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편집자>
북한에도 찬송가가 있을까? 있다면 한국의 그것과 같을까? AsiaN은 북한에서 사용되고 있는 찬송가를 분석했다. 이 찬송가는 지난 2005년 당시 평앙칠골교회에서 사용되던 것으로, 이를 간직하고 있던 AsiaN 독자가 본지에 기증한 것이다. 찬찬히 살펴보니 두음법칙을 적용하는 우리와 달리 북한 찬송가는 ‘영혼’ 대신 ‘령혼’이라 표현하는 것 외에도 몇 가지 다른 점이 발견됐다.
![찬송가6](http://kor.theasian.asia/wp-content/uploads/2011/11/찬송가61.jpg)
이 찬송가 책은 1990년 4월 10일 조선기독교도련맹 중앙위원회가 발행하고 같은 해 4월 20일 평양종합인쇄공장에서 인쇄된 것이다.
![찬송가2-horz](http://kor.theasian.asia/wp-content/uploads/2011/11/찬송가2-horz-560x392.jpg)
찬송가 편집위원회는 “이 찬송가책은 1939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 종교교육부에서 발행한 신편찬송가를 조선문화어의 표기법에 기초하여 다시 편집한 것이다”라고 머리말에서 밝혔다. ‘조선문화어’는 북한의 표준어에 해당한다.
![찬송가3](http://kor.theasian.asia/wp-content/uploads/2011/11/찬송가3.jpg)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찬송가의 목록을 나열한 ‘찾아보기’다. ‘가나다순’으로 배열한 찾아보기의 순서는 ‘가나다라마바사자차카파하아’로 돼 있다. ‘아’를 모든 자음의 마지막인 ‘하’ 뒤에 배치한 것이다.
북한의 <조선말 규범집>(1988)에 따르면 사전에 올릴 자모의 차례에서 ‘ㅇ’는 홀소리(모음)로 시작된다고 해서 자음의 맨 뒤에 두었다. 우리나라에서의 자음 배열과는 달리 모음의 음가(音價)만 주어지는 ‘아’를 자음 속에 섞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찬송가4](http://kor.theasian.asia/wp-content/uploads/2011/11/찬송가41.jpg)
또 ‘찾아보기’에 나와 있는 목록과 그 페이지를 찾아들어간 찬송가의 제목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찾아보기’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그렇듯 각 찬송가의 앞 소절을 가나다순으로 배열했다.
반면 정작 각각의 찬송가를 찾아보면 제목은 일일이 따로 만들어 붙인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노래의 핵심어나 주제를 명사형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었다.
![찬송가5](http://kor.theasian.asia/wp-content/uploads/2011/11/찬송가5.jpg)
‘내 주를 가까이’는 <주를 가까이 함>, ‘주 예수 믿는 자’는 <등불을 가지고 맞음>, ‘주의 말씀 듣고서’는 <반석우에 집을 지음>, ‘주여 광풍 일어나서’는 <바다를 잔잔케 하심>, ‘만세반석 열린 곳에’는 <편히 쉬기 바람>, ‘날빛보다 더 밝은 천당’은 <앞서간 친구를 만남> 등으로 제목을 달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찬송가가 노래 앞 소절을 그대로 제목으로 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즉 북한 찬송가에서 노래를 제목으로만 알고 있다면 정작 ‘찾아보기’ 로는 찾아보기 힘들 수도 있는 것이다.
박소혜 기자 fristar@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