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찬송가 보셨나요?

아시아엔은 오는 11월11일 창간 3돌을 맞습니다. 그동안 독자들께서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시아엔은 창간 1년만에 네이버와 검색제휴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제휴 이전 기사는 검색되지 않고 있어, 그 이전 발행된 아시아엔 콘텐츠 가운데 일부를 다시 내기로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좋은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편집자>

북한에도 찬송가가 있을까? 있다면 한국의 그것과 같을까? AsiaN은 북한에서 사용되고 있는 찬송가를 분석했다. 이 찬송가는 지난 2005년 당시 평앙칠골교회에서 사용되던 것으로, 이를 간직하고 있던 AsiaN 독자가 본지에 기증한 것이다. 찬찬히 살펴보니 두음법칙을 적용하는 우리와 달리 북한 찬송가는 ‘영혼’ 대신 ‘령혼’이라 표현하는 것 외에도 몇 가지 다른 점이 발견됐다.

 

북한 평양에 있는 칠골교회에서 방문객들에게 나눠주는 팸플릿에 나와 있는 ‘평양칠골교회’ 모습.

이 찬송가 책은 1990년 4월 10일 조선기독교도련맹 중앙위원회가 발행하고 같은 해 4월 20일 평양종합인쇄공장에서 인쇄된 것이다.

1990년 4월 북한에서 발행된 찬송가 표지(왼쪽)와 속지. 표지는 '찬송가'라고 적힌 글씨가 많이 지워진 상태이다.

찬송가 편집위원회는 “이 찬송가책은 1939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 종교교육부에서 발행한 신편찬송가를 조선문화어의 표기법에 기초하여 다시 편집한 것이다”라고 머리말에서 밝혔다. ‘조선문화어’는 북한의 표준어에 해당한다.

북한 찬송가의 2~3쪽에는 '편집위원회'의 설명과 '찾아보기'가 나와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찬송가의 목록을 나열한 ‘찾아보기’다. ‘가나다순’으로 배열한 찾아보기의 순서는 ‘가나다라마바사자차카파하아’로 돼 있다. ‘아’를 모든 자음의 마지막인 ‘하’ 뒤에 배치한 것이다.

북한의 <조선말 규범집>(1988)에 따르면 사전에 올릴 자모의 차례에서 ‘ㅇ’는 홀소리(모음)로 시작된다고 해서 자음의 맨 뒤에 두었다. 우리나라에서의 자음 배열과는 달리 모음의 음가(音價)만 주어지는 ‘아’를 자음 속에 섞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찬송가의 '찾아보기(가나다순)' 목록에 자음 순서가 "카, 파, 하, 아" 순서로 나와 있다.

또 ‘찾아보기’에 나와 있는 목록과 그 페이지를 찾아들어간 찬송가의 제목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찾아보기’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그렇듯 각 찬송가의 앞 소절을 가나다순으로 배열했다.

반면 정작 각각의 찬송가를 찾아보면 제목은 일일이 따로 만들어 붙인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노래의 핵심어나 주제를 명사형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내 주를 가까이>라는 제목으로 불리는 찬송가가 북한에서는 <주를 가까이 함>이라는 제목으로 달렸다.

‘내 주를 가까이’는 <주를 가까이 함>, ‘주 예수 믿는 자’는 <등불을 가지고 맞음>, ‘주의 말씀 듣고서’는 <반석우에 집을 지음>, ‘주여 광풍 일어나서’는 <바다를 잔잔케 하심>, ‘만세반석 열린 곳에’는 <편히 쉬기 바람>, ‘날빛보다 더 밝은 천당’은 <앞서간 친구를 만남> 등으로 제목을 달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찬송가가 노래 앞 소절을 그대로 제목으로 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즉 북한 찬송가에서 노래를 제목으로만 알고 있다면 정작 ‘찾아보기’ 로는 찾아보기 힘들 수도 있는 것이다.

박소혜 기자 fristar@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