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4년안에 인류도 멸망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생전에 남겼던 말이다. 그만큼 꿀벌은 몸집은 작지만 생태계에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식물 가운데 4분의3은 꿀벌의 수분(가루받이)에 도움을 얻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때문에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과 곡물 등 작물 재배량이 감소할 수 밖에 없고, 세계 식량 위기로까지 번지게 된다.
생태계 파괴와 살충제 과다 사용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전세계 벌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캄보디아에서도 최근 꿀벌 개체 감소가 주요 문제로 떠올랐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건강한 벌꿀제품을 만드는 회사 ‘비로컬’(Bee Local) 대표이자 꿀벌 전문가인 다미안 마지스타는 “캄보디아에는 아직 전통 방식의 벌 사냥이 남아있고, 무분별한 벌목으로 생태다양성이 감소하는 등 벌꿀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다”면서 “실제로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마지스타 대표는 “꿀벌의 감소는 양봉업과 벌을 활용한 제품군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면서 “꿀벌의 감소는 곧 관련 문화의 소멸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꿀벌 제품 시장은 아직까진 건재한 상태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올바른 양봉기술을 알리고 관련 교육체계와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5년~10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캄보디아에는 2종의 벌꿀이 살고 있는데, 하나는 ‘자이언트 꿀벌’(Apis dorsata?), 또 하나는 ‘꼬마 꿀벌’(Apis florea)이다. 모두 동남아에서 흔히 발견되는 개체로, 특히 자이언트 꿀벌은 길이 3m 크기의 벌집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생태계의 근간을 지탱하는 꿀벌들이 점차 모습을 감추자, 캄보디아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 앙코르 센터는 꿀벌 보호 진두지휘에 나섰다. 또한 민간 부문의 관련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한편 그린피스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06년에 비해 꿀벌 개체 수가 40%가량 감소했고, 유럽은 1985년에 비해 25%가 줄었다. 특히 영국은 2010년 이후 45%의 꿀벌이 사라졌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9년 이후 곤충 전염병으로 토종벌 개체수가 95% 감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