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적장애인 ‘인권’은 어디에···”정신질환은 ‘사회적 죽음’ 의미”

[아시아엔=최정아 기자]?중국 사진작가 리우는 최근 지적장애자 아들을 둔 죄로 고통 받고 있는 한 가족을 다룬 다큐멘터리 ‘집에 갇혀 사는 지적장애인’(At Home with Mental Illness)을 발표했다.

광동성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팡 지안위엔은 후천적 정신분열증세를 갖고 있다. 이 가족은 이웃주민들의 눈초리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팡 씨를 병원에 데려갈 수 없었다. 결국 이들은 아들을 집 안에 묶어 가두기로 결정했다. 리우는 “아들을 학대하려고 팡 씨를 가둔 것이 아니었다. 단지 아픈 아들을 어떻게 대할지 방법을 몰랐을 뿐”이라고 말한다.

중국에서 ‘지적장애’나 ‘정신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은 사회의 편견과도 맞서 싸워야 한다. 특히 외곽지역이나 빈곤지역으로 들어가면 지적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더욱 심해진다. 여기다 팡 씨 가족처럼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친다면, 해당 환자는 방치되거나 감금될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에 중국 보건전문가들은 5년 동안 집안에 감금당한채 살고 있는 지적장애인 250명을 찾아냈다. 이후 북경대와 하버드의대 연구원들은 지적장애인의 가족들과 인터뷰 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지난 4월 출간했다. 연구결과, 지적장애인 가족들은 ‘금전적인 어려움’ 때문에 환자들을 감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장애인?대다수는 체인이나 노끈으로 감금당한 채 살고 있지만, 중국엔 이들 가족들을 전문적으로 도울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다. 정신과 진료를 하는 병원이 있더라도, 인력부족으로 이들을 돌보기 힘든 실정이다.

<영국의료저널>이 발행하는 <더 라센트>(The Lacent)에 따르면, 중국인 1억7천3백만 명이 우울증을 포함, 정신질환(지적장애)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우울증, 불면증 등에 시달리는 환자도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대다수인 1억5천8백만명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본 적이 없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감금’이란 극단적 악습을 고치기 위해 1980년 후반 이후 중국 장애인 인권운동가들은 정신질환법안 상정에 대한 탄원서를 내며 장애인 인권을 위한 시위에 나서기 도 했으나, 중국 당국은 25년이 넘는 세월동안 이 법안을 묶어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적장애인 인권개선 정책을 마련하려는 중국 당국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보건부는 “2020년까지 심각한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 80%가 장기적으로 전문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정신과 의료진 봉급을 2배로 올리고 인력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가장 논란이 된 지적장애자 ‘감금’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현재 중국에선 ‘비자발적 감금’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 판단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지적장애인을 강제로 감금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판단능력, 감금 관련 처벌 전무, 이에 대해 일각에선 “비자발적 감금에 대한 처벌 법안이 없다고 해서 가족들이 정신질환자들을 위험에 몰아넣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중국의 일부 장애인 인권단체는 ‘비자발적 감금’을 법적으로 제재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정신질환과 지적장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마오쩌둥이 남긴 유산 중 하나다. 마오쩌둥은 정신질환과 지적장애를 용인하지 않았으며, 19세기 서방 선교사들이 설립했던 정신병원도 모두 폐쇄시켰다. 1978년 중국에서 정신과 진료를 했던 아터 크레인맨 하버드대학 정신과의사는 <포린 폴리시>에 “중국인들에게 정신질환은 ‘사회적 죽음’이나 마찬가지”라며 “보수적인 시골마을에선 정신질환들을 사람취급하지 않으며, 사회적으로 배제해야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장례식, 결혼식에도 초대받을 수 없으며 선물도 주고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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