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끈 무슬림들③] 노벨화학상 수상자 아흐메드 즈웨일·인도 출신 코미디언 아지즈 안사리
“미국 의회가 테러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 통제해야 한다.”?2016 미국 대선에 출마할 공화당 유력후보로 꼽히는 도날드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이 전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발언 이후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도날드 트럼프가 미국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오늘의 미국을 만든 무슬림들’(The Muslims who shaped America)을 소개했다. <아시아엔>은 3회에 걸쳐 정치,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미국의 발전에 도움을 줬던 무슬림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美 중동정책 발전시킨 무슬림 여성, 파라 판니스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으로 이슬람과 미국 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2000년대 초, 미국의 중동정책 자문관으로 활약한 무슬림 여성이 있었다. 바로 파라 판니스(Farah Pandith)다. 그녀는 조지 부시 정권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중동 자문관으로 활약했다. 또 오바마 정권이 들어선 2009년엔 국무부 정책고문을 맡으며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 대신 중동 국가들을 순방하는 등 중동외교정책에 큰 영향을 줬다.?최근 판니스는 이슬람국가(IS)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9.11 테러 이후 출생한 무슬림 밀레니엄 세대 중 외국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정체성의 종교가치관과 서방문화 간 간극으로 인해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며 “IS가 이를 악용해 미국, 유럽 등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 아흐메드 즈웨일
이집트 출신 화학자 아흐메드 즈웨일(Ahmed Zewail)은 199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펨토화학(femtochemistry)을 창시했다. ‘펨토화학’이란 원자보다 작은 단위의 반응분자가 메타포어를 빠르게 통과할 때 보이는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연구하는 학문이다.?미국에서 나고 자란 즈웨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오바마 캠프에서 과학기술 분야(PCAST)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미국의 과학·기술·혁신 정책에 큰 영향을 주었다.
아지즈 안사리·데이브 샤펠, 미국 안방 웃음 책임진다
세계적인 언론재벌 루퍼드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말을 남겼다. “지하디스트 암덩어리를 제거하는데 무슬림들에게 분명한 책임이 있다.”
인도 출신 유명 코미디언 아지즈 안사리(Aziz Ansari)가 이 트윗에 ‘한 방’을 날렸다. “루퍼드 회장은 뭐든지 할 수 있나요? 뉴욕에 살고 있는 60대 부모님께서 중동에 있는 테러집단들을 어떻게 깨부술 수 있는지 충고 좀 해주시죠.” 안사리의 이 트윗은 많은 젊은이들의 박수를 받았다.?시트콤 <Parks and Recreation>의 톰 하버포드 캐릭터로 유명한 안사리는 무슬림 집안에서 태어났다. 최근 그는 “나와 내 여자친구 모두 ‘페미니스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부르길 꺼려한다. 페미니스트들은 남자들에게 소리지르는 사람이라 여기기 때문”이라고 발언을 한 동영상이 한국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경찰서를 털어라> <못말리는 로빈 훗> 등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 배우 데이브 샤펠도 있다. 그는 현재 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코미디 연극)계를 주름잡고 있다. 샤펠도는 1998년 이슬람교로 개종했지만 자신이 무슬림이란 사실을 공개석상에서 얘기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2005년 <타임>에 “사람들이 아름다운 종교를 나의 결점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