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물 ‘스타의거리’ 임시폐쇄···홍콩영화계 뿔났다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지난 20세기 서구의 영화가 할리우드로 대표됐다면, 동양엔 홍콩영화가 있었다. 이 시기 홍콩영화는 성룡, 주윤발, 이연걸, 장국영, 양조위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고, 이들의 유산이 그대로 담긴 ‘스타의 거리’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최근 홍콩 영화계와 시민들의 의견은 무시한채 일방적으로 스타의 거리를 재조성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홍콩의 명물 ‘스타의 거리’가 확장공사를 위해 10월15일부터 2018년까지 임시 폐쇄된다. 3년에 걸쳐 이뤄질 ‘스타의 거리 재조성 계획’은 신세계발전유한공사(New World Development)와 홍콩 관광문화부(LCSD)가 공동 주관하며, 지난 8월 이미 도시계획이사회의 승인을 받은 사항이다. 이에 대해 홍콩 시민사회는 “지난 9월 정부는 스타의 거리 재조성 계획에 대해 시민사회와 함께 논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가 독단적으로 모든 사항을 결정지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콩 시민단체 유홍해빈관조(Victoria Waterfront Concern Group)의 탄야 찬 석총은 14일 <SCMP>에 “스타의 거리를 정부 마음대로 임시폐쇄했다” 며 “공공장소를 어떻게 사용할 지는 시민들이 직접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국은 “시민사회와 논의를 이미 끝냈다”며 “지난 9월에 시민단체, 대학생, 영화계 인사들과 만나 의견을 나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직접 참여한 시민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홍콩영화예술협회의 수 케이는 “당국은 이미 결정된 사항을 우리에게 브리핑해줬을 뿐이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배경이나 향후 관리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왜 이미 논의가 끝난 일들을 두고 우리에게 의견을 묻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홍콩 영화계 대표인사들은 정부가 홍콩 영화계의 의견을 무시한채 사기업들에 이번 프로젝트의 전권을 넘겨준 데에 불만을 표하며 “이번 프로젝트 디자인 등에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이콧 선언을 한 상태다.
그러나 기업 측에서도 정부의 앞뒤 다른 태도에 불만이 많다. 이번 재조성 공사에 참여할 예정인 한 기업의 제보자는 “이번 공사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지에 대해 질문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우리에게 얘기했던 바와 매우 달라 조금 당황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유홍해빈관조는 홍콩 정부에 스타의 거리 재조성 계획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홍콩 당국은 이번 스타의 거리 재조성 관련 여론조사를 오는 26일부터 11월6일까지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