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은 모두 범죄자?” 홍콩 ‘가짜 난민’ 논란, 정부·언론이 부추긴다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홍콩에 ‘가짜 난민’이 난무한다?

최근 홍콩에서 ‘가짜 난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 언론 <HKFP>는 최근 렁춘잉 홍콩장관이 “홍콩은 ‘가짜 난민’을 막기 위해 유엔고문방지협약을 탈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면서 더욱 논란이 거세졌다고 18일 전했다.

‘유엔 고문방지협약’은 고문을 형법상의 범죄로 규정하는 국제조약으로, 체약국은 ‘고문’ 행위에 대해 처벌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조약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많은 난민들이 정치탄압과 고문을 피해 이웃국으로 망명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파키스탄 출신 난민은 24만2천여명이며 베트남 출신 난민은 31만3천여명에 달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파키스탄과 베트남은 전쟁을 겪고 있지 않은 나라지만, 심각한 정치탄압으로 많은 난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HKFP>

하지만 홍콩 정부는 전쟁이나 지역분쟁을 겪지 않는 국가 출신들은 ‘난민이 아니다’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홍콩에 입국한 난민신청자 대부분이 정식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홍콩 ‘난민 수용률’은 0.33%에 불과하다. 홍콩 난민을 지원하고 있는 홍콩정의센터(Justice Centre Hong Kong)는 “2015년 한 해동안 40개국 난민이 홍콩으로 이주했다. 그만큼 많은 국가에서 정치탄압이 있었다는 뜻이다”라며 “난민 중 일부는 수년을 기다린 끝에 정부와 첫 인터뷰를 가지기도 한다. 난민 요청이 단번에 거부되는 사례도 많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난민 요청이 거절된 이들은 ‘난민 지위를 악용하려던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만다. 2015년 4월엔 홍콩의 일부 단체들이 연합해 난민 반대 시위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난민 승인률이 매우 저조하다. 이는 난민이라 주장하는 자들이 실제론 난민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동남아, 남아시아 등 빈곤국 출신 가짜 난민들이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하거나, 세금세탁을 위해 홍콩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난민혐오의 원인이 홍콩 정부와 언론에게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와 언론에서 난민 범죄를 과장해석한다는 것이다. 홍콩정의센터는 “지난해 홍콩 정부의 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난민을 부정적으로 묘사했으며, 특히 외국인 범죄율과 연관시켜 보도한 사례가 많았다”며 “이는 난민들은 범죄자라는 인식을 확산시킨다”고 밝혔다.

결국 편견에 휩싸인 난민들은 홍콩사회에서 고립되고 만다. 홍콩정의센터는 “홍콩사람들은 난민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미디어가 만들어 낸 편견과 선입견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라며??“홍콩인들도 결국 중국 대륙의 문화혁명과 내전에서 도망쳐 나온 난민들의 자손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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