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필리핀 한국인 부부 피살 범인은? 경찰, 더미 청부살인 수사 초점
올해 한국인 9명 사망···작년엔 10명 피살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필리핀에서 한국인 부부가 또 피살됐다. 올해 들어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계는 한국인 9명과 조선족 1명 등 10명으로 늘어났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2일 “이날 오전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 카비테주 아마데오시의 마을에서 이모(54)씨와 부인 박모(47)씨가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남편 이씨는 자신의 주택 밖 도로 위에, 부인 박씨는 집 안에 쓰러져 있었다. 박씨는 이날 오전 1시30분께 경찰에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져 이때를 전후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씨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4년 전 필리핀에 은퇴 비자를 받아 들어와 생활해 왔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밝혔다.
현지경찰은 현장조사와 함께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2일 오후 현재 범인의 윤곽에 대해 특별한 단서는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범인과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현지 경찰과 대사관 파견 경찰은 △원한에 의한 살인 △이씨 부부의 사업체나 재산을 노리고 필리핀 더미가 단독으로 범행했을 가능성 △한국인이 필리핀 더미를 사주하여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 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8월19일에는 카비테주 실랑마을의 가정집에서 한국인 교민 나모(64)씨와 부인 김모(60)씨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또 9월17일에는 필리핀 중부 관광도시 앙헬레스 소재 건물 안에서 박모(61)씨가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경찰은 당시 범인이 박씨를 지목해 총을 발사한 점에 주목, 원한이나 이권 관계에 얽힌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총기 규제가 허술한 필리핀에서는 총기를 이용한 강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한국인 10명이 피살됐다. 또 필리핀 내국인 사이에서도 하루 평균 10건 안팎의 총기에 의한 살인이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건은 외교부가 필리핀에서 발생하는 우리 국민의 범죄 피해와 관련해 현지에서 안전 점검을 벌인 직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