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사랑나눔 100일 구슬땀, 기쁨의 눈물바다 이뤄

김해성 목사(왼쪽)와 네팔 현지 주민이 임시 천막 앞에서 포옹을 하고 있다.

김해성 목사(왼쪽)와 네팔 현지 주민이 임시 천막 앞에서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지구촌사랑나눔>

지난 4월25일 발생한 네팔 대지진 참사는 사망 1만명, 부상 수십만명에 1백만채 가까운 가옥과 건물 붕괴, 도로 파괴 등 엄청난 피해를 입혔습니다. <아시아엔>은 대지진 이후 <아시아엔> 현지특파원을 겸하고 있는 비쉬누 고탐 <라이징 네팔> 기자의 기고, 지구촌사랑나눔(대표 김해성 목사)의 생생한 현지 르포와 라훌 아이자즈(파키스탄), 라드와 아시라프(이집트), 펨바 셰르파(네팔) 세 젊은이들의 좌담을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편집자

[아시아엔=인터뷰 이상기 기자, 정리 김아람 인턴기자]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장면의 연속이었다. 네팔 대지진 참사현장 이야기다. <매거진 N>은 지난 4월25일 참사 직후부터 100일간 현지에서 구호에 나선 (사)지구촌사랑나눔(대표 김해성 목사)의 피땀 어린 활동을 재구성하고,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싣는다.

5월4일 현지 도착 직후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한 일행 15명은 구호품과 장비를 끌고 현장을 찾았다. “처참하다.” 이말 외에 달리 떠오르는 표현이 없었다. 사방은 폭격이라도 맞은 듯 폐허로 변해있었고 무너진 건물에 깔린 사체들이 즐비했다. 겨우 살아남은 이들도 집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다. 눈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대자연 앞에 인간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아!” 탄식이 절로 나왔다.

5월28일 “여기 와봐! 빨리, 빨리!” 뙤약볕 아래서 일하던 김해성 대표가 결국 쓰러졌다. 일사병이었다. 혈압이 80/60mmHg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사경을 헤맸다. 한둘이 아니었다.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한 중국동포(조선족) 유성일씨도 쓰러졌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던 하루였다.

6월18일 아, 또 모기가 “왱왱” 대며 다가온다. 금세 팔다리가 부어 오른다. 빈대와 벼룩도 극성이다. 하루하루가 전쟁과 같다. 북새통 속 졸음은 오고, 몬순(우기)을 맞아 연일 밤낮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6월30일 며칠째 무너진 건물 잔해를 철거하고 있다. 먼지가 상상초월이다. 뜨거운 햇볕까지 내려 여기저기서 많은 단원들이 알레르기와 두드러기로 고통을 호소했다. 물이 맞지 않아 하루 종일 설사를 하는 바람에 탈수증세로 고생하는 이들도 많다.

7월3일 ‘투-두둑’ 하더니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졌다. 몬순에 접어든 탓에 비가 오락가락한다. 비가 내리면 공사를 진행하기가 힘들어 잠시 중단한 뒤 비 그치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비가 그치면 정전이라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발전기를 구입해 끌고 다니며 공사를 진행 중이다.

7월23일 네팔은 참 더디게 움직이는 나라다. 건축자재 하나 구입하는 데도 며칠이 걸린다. 사는 데만 꼬박 하루, 운송하는 데 또 하루, 이틀이 더 걸린다. 어제는 나사못이 동나는 바람에 공사를 잠시 중단해야 했다. 교외지역에서는 전혀 구할 수가 없어 수도 카트만두에 가서야 서너 곳에서 겨우 구할 수 있었다.

7월31일 봉사 마지막 주간이다. 며칠간 네팔 오지를 돌아다니며 학교 및 마을회관 등의 개소식을 진행했다. 현지 주민들은 “고맙다”라는 말 이상의 표현을 찾느라 애태우는 모습이다. 사실 우리가 더 고마운데 말이다. 남을 도울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데…. 그들은 염소를 잡아 우리 단원들에게 대접해 주었다. 네팔 전통춤과 노랫가락에 우리나 그들이나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리도 미리 준비해온 생활용품과 학용품을 마을 주민과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그들이 연신 “나마스테~!” 외치니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 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서로 감사하다는 말 이외는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었다.

네팔 현지 주민들과 (사)지구촌사랑나눔 봉사단이 임시학교 기초공사를 하고 있다.

네팔 현지 주민들과 (사)지구촌사랑나눔 봉사단이 임시학교 기초공사를 하고 있다. <사진=지구촌사랑나눔>

1만명 가까운 생명을 앗아간 네팔현지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구호활동을 하셨다. 봉사와 구호 내용을 설명해 달라.
“더 머물며 돕지 못해 송구스럽고 안타깝다. 국내에서 모금을 더 한 뒤 다시 찾을 예정이다. 지구촌사랑나눔은 주한네팔대사관에 5천만원을 기부하고 느와꼿 산사태 이재민 캠프 설치, 진료 및 약품을 지원했다. 15명이 2개팀으로 나눠 수도 카투만두 교외 지역과 여기서 자동차로 12시간 떨어진 라메찹 쭈꾸래 마을에서 가옥 수리와 학교시설 건축 등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택 200여채, 학교 4곳, 교회 6곳을 수리하거나 새로 지었다. 급식소 5곳을 운영하며 의료진료도 병행하고 있다.”

상당히 많은 금액이 필요할 텐데, 어떻게 조달하고 있나?
“사망자 가족에게 8천만원을 지급하고, 시설 보수, 신축 등에 2억8천만원을 썼다. 모두 내가 소속한 기독교장로교 교회에서 모금해주신 거다. 정말 감사드린다. 다만 아쉬운 건, 성남시에서 5천만원을 모금해 보내주기로 했는데, 공동모금회 규정상 해외지원이 안된다고 해서 아직 도착하지 않고 있다.” (4월24일 네팔대지진 참사가 발생하자마자 현지로 날라가 구호활동을 하던 김 이사장은 지난 5월4일 나흘간 일시 귀국했었다. ‘돈을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우기라 복구활동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다.
“그렇다. 비가 와서 공사 중 중단하기 일쑤고. 밤에 일 하려고 해도 잦은 정전으로 쉽지 않다. 다가오는 겨울철에 대비해 집수리는 최대한 앞당겨 마쳐야 한다. 한국처럼 영하로 내려가진 않지만, 어린이와 노약자가 집 없이 저온에 노출될 경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지구촌사랑나눔은 1992년 경기도 성남시에서 외국인노동자와 중국동포들을 위한 상담을 시작한 이후 20여년간 한국 체류 이주민의 권익증진에 힘써오며 해외봉사팀을 파견해왔다. 작년 필리핀 타클로반 태풍피해 지역에도 봉사단이 파견돼 두달간 매일 5천명분의 식사를 제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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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고 있는 네팔 주민들. 이들은 (사)지구촌사랑나눔의 헌신 덕분에 다시금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사진=지구촌사랑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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