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잡아라’ 美·中 상반된 접근법···’내정불간섭’ vs ‘부정부패 척결’
美 인권·부패 지적
中 내정불간섭 원칙 고수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버지의 나라’ 케냐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가운데, 이번 아프리카 방문이 ‘중국 견제’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에 따르면, 케냐는 중국과 필리핀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경제성장이 빠른 나라이다. 또한 케냐를 포함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성장 잠재력도 상당하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성장과 기회를 위한 법률’(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 AGOA)을 개정해 일부 교역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 또한 ‘아프리카영리더재단’을 통해 케냐의 젊고 유망한 경제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린폴리시>는 “케냐경제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그만큼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대아프리카 투자규모를 따라잡기엔 아직 한참 멀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정치민주·자유화 등 타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면서 시장경제를 발전시킨다는 ‘베이징 컨센서스’의 기치 아래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높여왔다. 현재 중국 인프라기업들은 케냐 곳곳에 진출해 사회기반시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과 아프리카 대륙 간 무역규모는 지난해 256조원(2220 억달러)을 넘어섰다. 이는 미국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사하라 이남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아프리카에 접근하는 중국과 미국의 태도는 상반돼 있다. 중국은 ‘내정불간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부정부패를 ‘케냐의 암’으로 규정하고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케냐의 부정부패와 반동성애법 등에 대해 거침없이 지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포린폴리시>는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케냐의 미래를 제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과 케냐는 2007년?케냐타 대통령이 1000여명이 사망한 반인륜범죄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된 후 갈등을 빚어왔다. 또한 2013년 케냐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내정 간섭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하자 케냐타 대통령은 노골적인 친중 행보를 펼치며 갈등이 깊어졌으나, 최근 들어 오바마 대통령이 유화제스쳐를 취하며 간극이 좁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