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유승민, 박근혜 대통령과 국민에게 꺼낼 승부수는?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시스>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의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이 1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불가론’을 폈다.

이재오 의원은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친박계를 겨냥해, “자신과 다른 생각은 나가라고 하면 사당이 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는 불가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의원은 “지금은 소위 여당발(發) 정쟁은 중단하고 메르스(MER·중동호흡기증후군)나 추가경정예산, 그리스 디폴트 문제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 등 국정 현안에 몰두할 때”라며 “청와대와 여당이 ‘네가 나가, 내가 나가’로 싸울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친박계가 오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 후 유 원내대표가 ‘명예롭게’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퇴진은 자리를 내놓는 것인데 명예로운 것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친이계 좌장다운 발언이다. ‘친박’과 ‘비박’의 다툼에 친이계 좌장으로서는 원론적인 얘기밖에 내놓을 수 없었을 터다.

박근혜 대통령은 6월25일 국무회의 ‘말 폭탄’ 이후 유승민 사태와 관련해 일주일째 일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제 공은 유승민 원내대표한테 넘어왔다.

유승민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어떤 게 있을까? 어떤 카드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본인의 정치생명은 물론 여당과 나아가 정치권에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유승민의 카드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카드와 같이 목표와 방향이 정확하고 국민들 입장에 서면 최선의 결과가 나올 것이 틀림없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쉽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 법이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지적한 대로 유승민 스스로 정치개혁에 앞장서는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절대 다수가 국회와 국회의원들에게 매우 비판적이다. 국민들은 오직 선거때만 주인대접을 받을 뿐이란 사실을 유 의원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가 정치에 입문한 이후, 특히 올초 원내대표에 출마하면서 내세운 최고 화두는 정치개혁이다. 자연히 박 대통령의 공격에 맞설 최선의 방어책은 유승민이 구체적인 정치개혁을 선언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사퇴는 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은 정치개혁안을 국민들과 야당에 내놓고 이를 토대로 국민들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이다.

비박이나 친박이니 하는 자신들끼리의 이해관계에 매여서는 유승민이 원내대표 자리를 지키든, 물러나든 아무 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정치개혁을 무기로 자신에게 겨눠진 활을 비켜가는 것은 똑같이 정치개혁이라는 방패로 맞서는 게 최선이다. 강한 소신으로 종종 까칠하다는 평을 들어온 유승민이 자리에 연연하거나, 더군다나 내년 공천에 목을 맬 거라고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생각이다.

둘째, 어떤 식으로든 이번 유승민 사태는 결말이 날 것이다. 그 후 유승민의 선택 또한 정치인 유승민의 평가기준이 될 것이다. 유승민은 그동안 ‘야당 원내대표’, 심지어 ‘야당 첩자 아니냐’는 비난까지 들어가며 여당과 청와대의 변화를 주창해왔다. 바로 거기에 그가 갈 길이 놓여 있다. 그는 원내대표 당선 이후를 제외하곤 ‘쉬운 정치’를 해왔다. 특히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만 잇따라 당선했다. 그 점에서 유승민의 ‘다른 선택’을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유승민은 이제 ‘脫TK’를 해야 할 때다. 그 스스로 가시밭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때 그가 그동안 주장하고 실행해온 길이 진정성 있는 것이었음을 스스로에게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국민들은 대통령한테 90도로 허리숙이는 것보다 험한 길을 택하는 유승민의 모습을 기다리고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생물도 생물 나름이다. 죽은 거나 다름없는 것도 있고 펄펄 뛰며 약동하는 생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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