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주최 ‘재난 로봇올림픽’ 한·미·일 등 6개국 24개팀 각축
한국, 독·홍콩·이탈리아 보다 한수 위···미·일과?우승 경쟁
[아시아엔=편집국] 로봇올림픽으로 불리는 ‘다르파 로봇 챌린지’(DRC) 결선대회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모나시 복합행사장에서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다르파·DARPA) 주최로 열렸다.
이 대회는 전세계 재난안전 로봇기술을 선보이는 무대로 2013년부터 예선을 벌였으며, 이번 대회에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참가팀이 준비한 로봇은 6일까지 이틀간 ‘최고의 재난안전 로봇’ 타이틀을 놓고 △차량 운전 △차량에서 하차 △문 열고 통과 △밸브 잠그기 △벽에 구멍뚫기 △장애물 제거·통과 △계단 오르기 △돌발 미션 등 8개 과제를 수행한다.
정해진 60분 내에 8개 과제를 얼마나 빨리 수행하느냐가 관건이다. 가장 어려운 코스는 차량에서 하차와 계단 오르기, 장애물 제거·통과다. 로봇은 대회장에서 와이파이(무선랜) 통신망을 통해 각 팀의 프로그래머의 원격조종만으로 움직인다.
이 때문에 로봇이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무선 연결이 끊어지는 돌발 상황에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탑재돼있다.
로봇챌린지대회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계기로 시작됐다. 다르파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을 대신해 어려운 작업을 하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로봇경연대회를 기획했다.
2013년과 2014년 예선을 치른 끝에 결선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독일·이탈리아·홍콩 등 6개국 24개팀이 결선에 참여했다. 한국 출전팀은 카이스트(KAIST)와 서울대, 로봇기업인 로보티즈 등 3팀이다.
결선대회는 팀별로 이틀간 경연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채택하는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다. 최종 우승팀에는 200만 달러(약 22억원)가 돌아가며, 2위와 3위는 각각 100만 달러와 50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한국팀 중에서 카이스트는 2004년 개발한 로봇 ‘휴보’를 업그레이드 한 휴보Ⅱ, 로보티즈사는 자체 개발한 로봇 ‘똘망’을 각각 출전시켰다. 서울대는 ‘똘망’에 자체 제어프로그램을 사용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 출전팀 가운데 10개 팀이 한국에서 개발한 로봇 본체와 부품을 사용했다. 이는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아틀라스’를 이용하는 팀(7개팀)보다 많은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카네기멜론대학의 타르탄 레스큐(Tartan Rescue)와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주립대(UNLV)의 DRC-Hubo는 카이스트의 휴보 모델을 사용했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로봇 휴보 모델은 50만 달러(5억5천만원)을 상회하며, 로보티즈사의 로봇 관절 부품은 15만 달러(1억6천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진호 카이스트 교수는 “아직 로봇 기술 선진국인 미국·일본·유럽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에는 이들과 교류하는 수준까지 왔다”면서 “외국의 우수 팀들이 우리 로봇 본체와 부품을 구입해 출전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김병수 로보티즈사 대표는 “한국팀은 그동안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자 미국과 일본에서 한국을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의 타르탄 레스큐 관계자는 “한국팀 실력이 우수하며, 특히 카이스트는 경쟁력이 매우 뛰어나다”며 “세계적인 팀들이 모인 만큼 우승후보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