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앗아간 지진에 3천만 네팔인 슬픔에 잠기다
[아시아엔=연합뉴스 , 이주형 기자] 25일(현지시각)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근을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26일 오후 현재 180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했다. 네팔 내무부는 26일 오전 “이번 지진으로 확인된 사망자가 180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500여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와 SNS 등으로 교신하고 있는 주한 네팔인들은 “사망자가 5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우려가 크며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네팔 지진은 25일 낮 처음 발생한 후 7~8시간 이상 여진이 계속됐으며 네팔과 국경을 접한 인도 북부와 방글라데시, 티베트, 파키스탄 등에서도 50여명이 사망했다.
에베레스트 산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베이스캠프에 있던 10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부상했으며 사상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고립된 등반객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네팔 관광청 관계자가 전했다.
강진이 발생한 후 8시간 동안 25차례가 넘는 강한 여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수만명은 여진에 대한 두려움으로 야외에 임시설치된 대치소에서 밤을 보냈다.
26일 카트만두에 비가 내리고, 기온도 14도까지 떨어져 주민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반둥회의에 참석했던 수실 코이랄라 수상은 26일 방콕을 거쳐 급거 귀국해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다.
주변국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네팔에 긴급 재난구호팀을 파견하고, 초기 구호자금으로 100만 달러를 지원했다. 네팔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수상의 지시로 공군도 텐트와 식품 등 43t의 구호물품을 네팔에 긴급 공수했으며 200명에 달하는 구조대를 파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박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파탄 두르바르 광장,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보다나트 스투파 등 4곳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전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카트만두의 ‘랜드마크’ 다라하라(빔센) 타워가 완전히 무너져내려 이곳에서만 180명이 파묻혀 사망했다.
유네스코는 “네팔의 옛 왕국과 수백 년 된 사원 등 오래된 건물 상당수가 무너졌으며, 재건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1932년 세워진 카트만두의 랜드마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다라하라(빔센) 타워는 이번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직도 피해 소식이 계속 보고되고 있으며 사망자와 부상자, 재산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네팔의 중요한 문화유산들도 복구할 수 없는 심각한 파손을 당했다”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강진으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전보를 네팔 가톨릭에 보냈다.
한편 국제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상황이 매 순간 나빠지고 있다”며 “음식과 옷, 의약품이 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