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귀뚜라미 ‘세계최초 기술’ 거짓광고”···러시아 등 해외수출국서도 신뢰상실 ‘우려’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연합뉴스] 보일러업체 귀뚜라미가 제품 성능을 거짓·과장 설명한 광고로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거짓·부당광고 행위가 드러난 ㈜귀뚜라미 및 ㈜귀뚜라미홈시스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제품에 적용된 ‘4PASS 열교환기’ 및 ‘콘덴싱’ 기술과 관련, 해당 기술이 세계적으로 약 150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음에도 ‘세계 최초’ 문구를 광고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12년 기준으로 귀뚜라미의 연간 생산량은 43만여 대에 그치고 독일 바일란트사가 연간 164만대를 생산함에도 “보일러 생산규모 연간 100만대로 현재 세계최대 보일러 회사”라는 잘못된 정보로 자사를 홍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재를 압축해 만든 친환경 난방연료 ‘펠릿’을 사용한 보일러 역시 다른 사업자가 먼저 개발했지만 “국내에서 처음 만든”이라는 표현을 썼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 효율등급 1등급을 받은 것을 두고도 “국내최고 효율”이라고 과장하기도 했다. 귀뚜라미는 관련업계에서 보편화한 가스감지 기술이 마치 자사만의 특허인 것처럼 설명하는가 하면, 객관적인 근거 없이 ‘2.5배 빠른 난방가동시간’ ‘실사용 효율 99%’ 등의 과장된 광고문구를 남발했다.
“국내 유일의 무사고 안전보일러”라는 문구와 달리 제품 관련 사고가 발생한 사실도 공정위 조사로 확인됐다. 귀뚜라미는 공정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 광고를 수정·삭제했다.
한편 귀뚜라미는 자사 홈페이지에 “콘덴싱 보일러와 온수기를 비롯하여 친환경 제품으로 러시아 시장 공략”이란 제목 아래 “완제품에 적용된 핵심 부품들을 함께 전시하여 일괄 생산체제를 갖춘 기술력을 과시했다”며 “귀뚜라미보일러가 7년 연속으로 러시아 국제 냉난방 설비 전시회에 참가하여 친환경 기술력을 앞세워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월 “(주)귀뚜라미(대표 이종기)는 2월3~6일 모스크바 크로쿠스엑스포에서 열리는 제19회 국제냉난방설비전시회인 ‘Aqua-Therm Moscow 2015’에 참가한다”며 “귀뚜라미보일러는 이번 전시회에서 주력 제품인 ‘거꾸로 콘덴싱 가스보일러’와 ‘순간식 콘덴싱 온수기’를 비롯해 저녹스 가스보일러, 콘덴싱 기름보일러, 펠릿보일러 등 친환경 신제품을 대거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홈페이지는 또 “△거꾸로 콘덴싱 가스보일러는 기존의 콘덴싱 보일러가 가지고 있는 1차 2차 열교환기 없이 단 하나의 ‘하이핀 저탕식 열교환기’로 콘덴싱 기술을 구현해 가스비를 절감시키고 환경 친화적인 세계적인 발명품이며, △순간식 콘덴싱 온수기는 고온, 고압, 저온, 저압 등 극한의 사용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지진감지장치, 가스누출장치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밝혀 이번 공정위 시정명령으로 이 회사 주요수출 대상국인 러시아 및 중앙아국가 등에서도 신뢰 상실이 우려된다.
귀뚜라미보일러는 1996년 러시아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현지 10여개의 배급망을 통한 영업 활동에 주력했으며, 2009년부터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 시장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개최하는 냉난방 전시회에 7년 연속으로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