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금 묶는다
2009년 이후 6년만에…성과급여는 소폭 인상
[아시아엔=차기태 기자] 지난해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삼성전자가 6년 만에 직원 임금을 동결한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노사협의회는 최근 올해 연봉을 인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가 임직원 임금을 모두 동결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후발기업이 약진하는 등 세계적인 기업과의 경쟁이 격화되고 경영환경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성과에 따른 임금인상률은 상향조정됐다. 연봉제 직원은 고과에 따라 임금이 0∼7%(평균 2.3%), 비연봉제 직원은 2.2%씩 인상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유치원비 지원연령을 기존 6∼7세에서 5∼7세로 늘리고, 휴직자에게도 전신암 검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연구·개발(R&D)과 디자인 직군에만 적용해 온 자율출퇴근제도를 제조 직군을 제외한 모든 직군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장기휴가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10년, 20년, 30년차에 나오는 열흘치 장기근속휴가를 가지 않으면 연차를 삭감하는 등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10년차 직원이 근속휴가를 떠나지 않으면, 본인 휴가 일수 중에 7일치를 삭감하는 식이다. 20년차와 30년차 직원은 5일치 연차가 깎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임금동결 방침을 공지한 후 대표이사 명의로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는 “노사가 정말 많은 논의를 했으며, 사기 진작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최종적으로 임금이 동결됐지만 일부 복리후생을 개선했다”는 설명이 담겼다.
앞서 삼성그룹은 2천여명에 달하는 모든 계열사 임원의 급여를 동결하기로 했다. 다만 연간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인센티브(OPI)는 동결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본급의 1.9%를 인상했다. 전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통상임금의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비연봉제 직원은 정기상여금을, 연봉제 직원은 성과급 가운데 전환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