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꿈의 기회’ 평창올림픽 성공하려면

IOC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 점검을 해본 결과 기겁을 한 모양이다. 그들의 결론은 내년의 테스트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조직위에서는 “문제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왠지 불안하다. 한국 사람들은 곧잘 세계가 놀랄 일을 해내기도 하지만, 기적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IMF 사태와 세월호 사고와 같은 엉뚱한 일도 일으키는 한국 사람들 아닌가?

국민들은 세계를 놀라게 한 88올림픽을 생각한다. 88올림픽에 기여한 사람은 많지만 박세직 조직위원장에게 가장 큰 공이 돌아가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의 공은 개인의 탁월한 역량에만 돌릴 것이 아니다. 박세직 장군이 군에서 30년 동안 배우고 익힌 조직관리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한진 조양호 회장이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최근의 망신이 그의 의욕을 상하게 하는 악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와 운영은 중앙정부와 강원도, 조직위의 완벽한 공동보조를 요한다. 지금까지 상당한 난조가 있었다. 무주와의 분산 개최, 일본과의 공동개최, 심지어 북한과의 공동개최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모두가 비용분담 차원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인데, 결론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평창올림픽을 성공시켜야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 전심전력 지원해야 한다. 얼마 전 강원도가 평창올림픽 반납을 제기하고 나섰다. 설마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극단적 방법까지 제기하겠는가? 이것은 추진과정에서 애로를 토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정부에서 여기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부처가 어딘가? 작년 세수미달이 10조원인데 예산당국에 돈 달라고 하면, 정신없는 친구들이라고 하지 않을까? 정부 각 부처가 올림픽에 관계되지 않는 곳이 별로 없을 텐데 조직위에서 일일이 문서를 들고 돌아다니고 실무자들을 설득하여서야 어느 세월에 준비가 되겠는가? 청와대와 총리실에 담당 장관을 별도로 두어 총괄 지원해야 한다. 88서울올림픽이 그냥 된 것이 아니다. 전두환 대통령과 노태우 차기 대통령이 총력을 다 한 역사(役事)다.

평창올림픽은 박근혜 대통령 5년의 성취를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잘못하면 세계적 망신이 된다. 그동안 한국의 전진을 시기하고 경계하던 나라들이 모조리 한국을 비하, 경멸하고 나설 것이다. 여기에는 선진국, 중진국, 후진국이 따로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관심과 노력의 중점을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경기장 건설, 고속철도, 도로 건설은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중국의 부자들을 제주도 부동산에만 쏠리게 할 것이 아니라 설악을 즐기게도 하여야 한다. 유럽의 귀족, 신사들이 스키 타러 스위스로 가듯이 홍콩, 마카오, 광동의 부자도 강원도로 오게끔 해야 한다. 중동의 오일 달러를 한국에서도 쓰도록 해야 한다. 한국도 이제는 저성장에 들어섰다는 비관을 자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천혜(天惠)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도 창조경제다.

동계올림픽은 신사들의 운동이다. 대회를 유치한 나라들은 하나 같이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었다. 평창올림픽을 완벽하게 치름으로써 우리도 명실 공히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야 한다. 대회 조직운영을 강원도, 조직위, 체육인들에만 맡길 수 없다. 동계종목을 즐기고 경기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제한되어 있다. 외국 전문가도 부르고 이들을 활용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서둘러야 한다. 평창올림픽은 부담이 아니다. 서울올림픽과 같은 ‘꿈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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