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제정 또 무산, ‘공화국’ 네팔 산너머 또 산
[아시아엔=비쉬누 고탐 <라이징 네팔> 기자] 네팔 정당들은 2015년 1월22일까지 헌법 초안을 통과시키기로 했지만 프라찬다가 이끄는 네팔마오주의공산당의 격렬한 반대로 실패했다. 네팔국민들은 제헌의회에 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네팔의회가 2008년 제정 시한을 한차례 지키지 못하고 2015년 1월 22일로 약속한 신헌법제정 기한을 또다시 지키지 않았다며 정당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문제는 제헌의회가 2017년이면 해산될 운명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네팔마오주의공산당은 회의 도중 의사당 내 의자를 부수고 무선마이크를 부러뜨리는 작태를 보였다. 네팔마오주의공산당은 전체 601석 가운데 불과 80석을 차지하는 소수당에 불과하지만 네팔의회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22일 헌법 초안 의결 때는 마오주의자들을 주축으로 한 야당의 격렬한 반대로 안건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네팔 주요 정당들은 지난 4년간 정부형태, 사법제도, 선거시스템, 연방제도 등에 대한 이견으로 헌법제정에 실패해왔다. 주(州) 구성의 경우, 네팔마오주의공산당과 지방에 기반을 둔 정당들은 인종을 기준으로 획정하길 바라는 반면, 네팔국민회의당을 주축으로 한 여당은 지형과 자원을 기준으로 하자고 주장한다.
네팔의 정치권력 판도는 의석수에 따라 달라진다. 네팔마오주의공산당은 2008년 선거에서 175석을 차지했으나 2013년에는 80석에 그쳤다. 2013년 선거 당시 네팔 남부 지역 정당인 마데시의 지지율은 2008년에 비해 50%에 그쳤다. 반면 수실 코이랄라 총리를 앞세운 여당 네팔국민의회당은 196석을 확보했다. 새 헌법이 제정되지 않는 이상 코이랄라 총리가 계속 내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네팔국민의회당을 주축으로 하는 여당 세력은 의회 내 3분의 2를 웃도는 420석을 확보하고 있어 헌법제정을 무난하게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마오주의공산당의 난동으로 헌법제정에 실패했다.
코이랄라 총리는 네팔마오주의공산당의 의회내 폭동사태를 비난하고 “이른 시일 안에 헌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람 샤란 마하트 네팔 경제장관은 “네팔마오주의공산당은 타협과 조정은 물론 합법적 절차에 따른 헌법제정 의사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팔마오주의공산당의 서기장 프라찬다는 “여당이 의회 다수당이라는 점을 이용해 무리하게 헌법을 통과시킬 경우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오주의공산당은 2005년 네팔의 갸넨드라 국왕이 물러난 후네팔을 사실상 통치해왔다. 240년 전통의 군주제가 사라지면서 반란을 통해 집권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카트만두의 유럽사절단과 유럽국제기구들이 비밀리에 네팔마오주의공산당을 지지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네팔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비시누 니스트리 전 네팔기자협회장(아시아기자협회 부회장)은 이에 대해 “헌법제정은 네팔의 고질적인 연방제 논의가 끝나지 않는 한 영원히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번역 노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