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들, 과거 쓴 ‘바가지’에 분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보도…”애국소비 더 이상 안한다”
[아시아엔=편집국] 지난 2009년 애플사의 아이폰이 한국 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올렸고, 일본의 도요타 캠리가 ‘2013년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최근 한국 소비자들은 과거처럼 무턱대고 국산품을 우선하는 ‘애국 소비’를 멈추고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갖춘 수입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7일자 최신호에서 “포섭된 한국 소비자”이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아시아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한국에서는 명사들이 독일의 BMW 차 대신 현대차를 선택하며 애국심을 과시했지만, 지금은 애국 소비가 더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자동차 전문지 ‘모터그래프’가 1800명에게 현대·기아차를 싫어하는 이유를 물은 결과 거의 절반가량이 내수 시장에서 차별받는다는 느낌 때문이라고 답했다.
작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도 현대차의 신형 제네시스가 외국보다 국내에서 1300만원 비싸다는 국회의 지적이 나오자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13년 소비자 시민모임이 15개국에서 판매되는 60개 제품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절반 이상의 제품이 가격 상위 5위에 들었고, 헤이네컨 맥주는 세계에서 3번째로, 샤넬 향수는 5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애플사의 아이폰이 한국 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올린 게 한국 소비자의 태도 변화를 바로 보여준 시발점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특히 지난 3년간 한국이 유럽연합(EU) 회원국을 포함해 50여 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한국 소비자들은 더 늘어난 구매 기회를 누리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수입된 유럽 차의 가격 총계는 한국의 자동차 수출 총 순익을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10년 전 100대 중 한 대꼴인 외제차는 이제 10대 중 1대로 늘어났다.
특히 반일 감정이 높은 한국에서 일본의 도요타 캠리가 ‘2013년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도 주목받을 만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국외 직접 구매액은 2011년에서 2013년 사이에 배로 늘어난 1조1천억 원에 이르렀다.
또 한국 정부가 물가하락을 위해 국외 온라인 구매 시 결제 절차를 단순화하고 통관절차를 간소화해 수입을 독점해 오던 유통업체들에 치명상을 줬다.
한국 소비자들은 이제 까다롭고, 신중하게 바뀌었고 과거 바가지를 썼던데 분개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한상린 한양대 교수의 분석을 전했다.
이 주간지는 한국외 직접구매 열풍과 함께 소비자의 태도 변화 등을 소개하고 한국 기업들이 앞으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이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은 적절한 제품을 내놓아 외국 화장품사를 제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