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방송사 사장, 신문사 편집국장도 무차별 연행
터키 자만신문사 편집국장 “30년만에 다시 ‘고향’ 감옥 가지만 우린 승리할 것”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에르도한 터키 대통령 정부에 의해 15일 체포된 언론인 27명은 과거 정치적 동반자였다가 정적이 된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72)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귤렌은 미국에 머물며 교육과 언론, 문화, 경찰, 사법부 등에 지지자를 다수 확보한 터키의 사회단체 ‘히즈메트’(봉사)운동을 이끌고 있다.
검거된 주요 인물은 귤렌 측의 대표적 신문사인 <자만>의 에크렘 두만르 편집국장과 사만욜루TV의 히다예트 카라자 회장 등 언론인과 이스탄불 경찰청의 전직 테러담당 국장과 조직범죄국장 등이다. 체포된 사람 가운데 사만욜루TV의 드라마 작가 등 3명은 하루 만에 풀려났다.
이들 중 16살 때인 1980년대 초반 반정부 투쟁으로 구속된 바 있는 에크렘 두만르 편집국장은 체포 당시 “옛날에 있던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해 주변에 있던 동료기자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그는 “우리를 시작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다른 언론사들도 모두 체포할 것이고 그 다음부터는 국회를 통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카 사만욜루 TV 사장은 “이번 연행은 터키의 부끄러운 단면”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탄불 검찰청은 “이들이 정부 전복을 기도했으며 과거 알카에다와 연루된 테러조직 수사와 관련해 증거를 조작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방송 및 신문사 회장, 편집국장 등이 무더기로 연행된 것은 세계 언론사상 매우 드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