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파계사 원통전’ 보물 지정 예고
[아시아엔=박희송 기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17일 시·도유형문화재 중 역사·예술·건축적 가치가 크다고 인정된 ‘대구 파계사 원통전(大邱 把溪寺 圓通殿)’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파계사는 창건에 관한 기록이 확실치 않지만 신라 애장왕 5년(804) 심지 왕사(心地 王師)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파계사는 팔공산 자락에 원통전과 진동루가 남북축을 이루면서 좌우에 건물이 위치한 전형적인 산지 가람 배치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대구 파계사 원통전’은 근래 발견된 원통전 상량문 묵서(墨書)에 의해 1606년에 중창(重創:낡은 건물을 헐거나 고쳐서 다시 지음)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원통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식 맞배지붕(건물의 모서리에 추녀가 없고 용마루까지 측면 벽이 삼각형으로 된 지붕) 건물로, 정면과 측면의 주간(柱間, 기둥과 기둥 사이의 공간)은 모두 정칸(正間:정면의 가운데 넓은 칸)을 퇴칸(退間:평면상 건물 중심부를 둘러싼 둘레 부분)보다 크게 잡아 중앙부의 위계성을 보여주고 있다.
기단은 앞이 낮고 뒤가 높은 지형에 따라 정면에는 높은 가구식 기단(건물을 짓기 위해 건물 등의 터를 다진 후 흙이나 돌을 쌓아 터보다 한 층 높게 쌓은 기단)을 쌓고 좌낡은 건물을 헐거나 고쳐서 다시 지음우측면과 배면은 외벌대로 구성했다.
가구식 기단과 ‘ㄱ’ 자형 귀틀석의 모습과 기법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유사한 것으로, 건물의 창건 당시인 신라 시기까지 올려 볼 수 있는 고식으로 보인다.
불단은 상·중·하로 구분되며 그 위에는 보탁(寶鐸:법당이나 탑의 네 귀에 다는 커다란 풍경)을 설치했는데 조각 수법이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불상이 모셔진 수미단에는 수미산을 상징하는 각종 문양이 뚫새김(투각)돼 있는데 이들 중 봉황과 학은 국가의 안녕과 왕손들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하여 새긴 것이다.
이와 건칠관음보살좌상(보물 제992호)의 내부 복장에서 발견된 발원문, 영조 대왕 도포 등은 파계사가 왕실의 원당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