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사 매출 첫 공개… “수수료 너무 높아”
11개 주요 밴사 매출 4년간 약 2.2배 상승
[아시아엔=박영준 기자] 밴(VAN)사의 매출과 이익 규모가 4년간 두 배 가량 증가했다.금융당국의 감독권 밖에 있던 밴사의 매출과 이익 규모가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김영환 새정치연합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1개 주요 밴사의 2009년 매출은 5574억원에서 지난해 1조2150억원으로 4년간 약 2.2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97억원에서 991억원으로 1.7배 늘었다.
업체별로는 나이스정보통신의 지난해 매출이 2007억원으로 지난 2009년(984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93억원으로 2.8배 늘었다.
KIS도 매출과 순이익에서 각각 521억원, 78억원에서 1300억원, 132억원으로 커졌다.
밴사는 카드사로부터 결제승인 중개료로 결제 건당 60~100원, 전표매입 대행료로 건당 50~6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건당 최대 160원의 수수료를 받는 셈이다.
때문에 소액결제가 늘어나면 카드사는 역마진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실제 우대수수료율인 1.5%를 적용받는 영세가맹점에서 2000원을 결제할 경우 가맹점은 카드사에 30원의 수수료를 내게 된다.
카드사는 밴사에 평균 100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 표면적으로는 70원의 손해가 난다.
카드사는 이러한 손해를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로 보충한다. 현재 신용카드 평균 수수료는 2.12%, 체크카드 1.53%로 카드사는 더 이상 수수료를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밴사의 이익증대는 가맹점이 낸 카드수수료를 통해 카드사와 밴사의 배만 불려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액결제가 많은 영세가맹점 입장으로서는 현재의 수수료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8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0% 증가한 1조7000억원이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1조원 이상의 이익을 냈다.
또 대형 가맹점이 밴사로부터 수백억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받아 수수료 인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점은 업계에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김영환 의원은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의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는 것은 엄살에 불과하다”며 “밴 수수료 체계 개선으로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낮춘다면 하루에 수천개씩 문을 닫는 이들 영세 가맹점의 소득에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