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 “한국 사교육부 지출 너무 높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EHESS) 교수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라면서 공공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를 권고했다.
피케티 교수는 19일 신라호텔에서 세계지식포럼의 사전행사로 마련된 ‘1% 대 99% 대토론회’에 참석, 교육이나 조세 등 다양한 요소도 소득 불평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교육 투자는 불평등 해소에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피케티 교수는 한국과 관련해 높은 사교육비 지출실태를 지목하고 “교육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공공 교육제도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교육에 대한 투자는 성장률의 상승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용적인 교육제도는 소득 불평등을 낮출 수 있지만 소수를 상대로 하는 엘리트 교육의 강화는 소득 불평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케티 교수는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서구에서 확대돼온 소득 격차의 근본 원인으로는 자신의 저서에서 주장한 것처럼 성장률보다 높은 자본수익률을 지목했다.
그는 “부의 격차는 합리적인 수준까지만 벌어져야 한다”며 “지나치게 격차가 벌어지면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케티가 제시하는 해법은 부유층에 대한 고율의 누진세와 글로벌 부유세 등이다.
그는 한국은 선진국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이미 부유한 개발도상국이고 영원히 고속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공공교육 강화,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 등 방안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고 상호 보완적이며 현 시점에서 한국도 미리 과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세를 하면 좀 더 개선된 소득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세청 자료를 활용해 소득 분위별 소득 집중도를 연구한 김낙년 동국대 교수의 논문을 거론하면서 “그 데이터만 보면 한국은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유럽이나 일본보다는 빠르게 소득 불평등이 높아지는 것 같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어 자신의 책을 쓸 때는 한국 자료가 없었다면서 향후 개정판 발간 때는 한국 경제도 추가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그는 토론회에 이은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미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유럽이나 일본의 70% 수준에 도달했고 5%대의 성장률이 계속되면 금방 같은 수준에 올 것”이라며 5%대의 성장이 영속적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부의 재분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까지 양질의 교육 기회가 최대한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공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피케티 교수는 이날 토론회와 저서 ’21세기 자본’의 한국판 출간 관련 행사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