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내달 공연
10월 16~18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서 연주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오페라 <나부코>가 내달 16∼18일 경기도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무대에 오른다.
고양문화재단과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제작하고 프로듀서 안태경, 예술감독 정은숙, 지휘자 장윤성, 연출가 김태형, 무대미술가 오윤균 등이 참여한다.
‘나부코’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빌론의 왕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이탈리아식 이름이다.
오페라는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히브리인들을 바빌론으로 강제 이주시킨 나부코와 한 명의 히브리 남자를 동시에 사랑한 두 딸 사이에서 펼쳐지는 갈등, 그 속에서 억압받던 히브리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주요 배역이 고난도의 음악적 기량을 요구하는데다 구약성서의 내용을 배경으로 하면서 종교적 색채도 강해 그동안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다.
연출가 김태형은 이번 작품에서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부코와 히브리인들의 충돌을 이교도와 기독교인의 대립이 아니라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세계의 갈등으로 표현했다.
나부코를 물질과 기계문명, 히브리인들을 정신과 자연문명을 대변하는 인물로 설정했다. 그리고 나부코가 처음에는 히브리인들을 핍박하다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들에게 동화된다는 줄거리를 끊임없이 다투는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화합의 메시지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나부코’ 역은 바리톤 김진추, 노예의 몸에서 태어나 나부코에 맞서는 큰 딸 ‘아비가일레’ 역은 소프라노 박현주, 히브리의 대제사장 ‘자카리아’ 역은 베이스 함석헌, 두 공주의 사랑을 받는 히브리 왕의 조카 ‘이스마엘레’ 역은 테너 ‘윤병길’이 맡는다.
또 공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신예 이승왕(나부코), 오희진(아비가일레), 손철호(자카리아)도 출연한다.
1842년 3월 9일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가 첫선을 보였을 때 이탈리아 관객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 아래에 있던 이탈리아인들은 극 중에서 바빌론에 강제로 끌려갔다가 해방되는 히브리인들의 이야기에서 이탈리아의 독립을 상상했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 나오는 유대인에 대한 구원의 메시지 때문에 2차 대전 때 나치는 ‘나부코’의 상연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특히 이 오페라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지금까지도 이탈리아의 ‘제2의 국가’로 일컬어질 만큼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한 곡이다.
‘나부코’는 베르디의 세 번째 오페라이자 첫 성공작으로, 1901년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식에서는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연주되기도 했다.
관람료는 2만∼7만원. 문의 ☎ 1577-7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