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회장 숙원사업 ‘갈수록 태산’
경복궁 옆 호텔사업 난항… 특혜시비에다 ‘상위법 위배’ 논란까지
[아시아엔=진용준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의 회장의 숙원사업인 경복궁 옆 호텔건립 사업이 특혜시비와 ‘상위법 위배’ 논란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호텔건립을 위한 관할 교육청과의 소송에서 패소하고, 최근 학교주변 호텔건립 허용 훈령이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11일 정진후 의원실의 요청에 따라 교육부가 제정한 ‘관광호텔업에 관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규정’에 대한 상위법 위배여부에 대한 법률전문가 의견을 공개했다.
그 결과 전문가들은 제정된 교육부 훈령이 상위법에 위배되고, 교육감의 고유권한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교육부가 법령상의 근거 없이 훈령을 통해 교육감의 재량권을 제한·구속하는 것은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훈령에는 학교정화구역에 100실 이상의 객실을 갖춘 관광호텔을 설립할 시 호텔 내 유흥시설 등의 행위나 시설 등이 없을 경우 학교정화위원회 심의 자리에서 사업자가 사업추진계획을 설명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는 교육부가 100실 이상의 관광호텔에만 심의 위원을 대상으로 사업 추진 계획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해 대한항공에 특혜를 주려한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대한항공은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약 2900억원에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고, 이 곳에 7성급 특급호텔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 개발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사업부지 인근에 덕성여중·고, 풍문여고가 있어 학교 주변에 호텔을 건립할 수 없도록 한 학교보건법에 막혀 사업이 더 이상 추진되지 않고 있다.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학교 경계선 200m 이내인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 호텔을 짓기 위해서는 관할 교육청의 금지시설 해제 승인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은 호텔건립을 위해 서울중부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2012년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정부는 지난 2012년 학교 경계 200m 이내일 경우 유해시설이 없는 100실 이상 객실 규모의 관광호텔 설치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입안해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달 학교보건법상 건립을 불허하는 관광호텔도 유해시설이 없으면 허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서비스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해당 법률안이 사실상 대한항공이라는 특정재벌을 위한 법률안임에도 고용창출, 관광산업 활성화란 말로 포장하면서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송현동 호텔건립반대 시민모임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버리고 학교주변 호텔건립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며 “무엇보다 사리사욕을 위한 학교주변에 호텔을 건립하겠다는 기업보다, 학생이나 학교보다 기업의 돈벌이가 더 중요하다는 교육당국의 잘못된 인식은 버려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