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금융권 ‘보신주의’ 혁파 다시 주문
“깊은 성찰 필요…보수·인센티브·인사평가 체계 바꿔야”
[아시아엔=강준호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금융협회장들을 만나 금융권에 만연한 보신주의 혁파를 다시 요구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6개 금융협회 경제부총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금융산업이 계속 위축되고 있고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근본적으로 금융산업 전반에 만연하고 있는 보신주의와 소극적 관행이 금융산업 위축의 원인”이라며 “금융업 전체가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금융협회장들에게 보수·인센티브·인사평가 체계의 개혁을 주문했다.
그는 “금융업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창조금융, 기술금융, 신성장 금융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보수, 인센티브, 인사평가 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담보위주 대출 등을 할 경우 불이익은 없고 보상만 지급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 부총리는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독기관이 은행별 리스크를 평가하거나 은행 본점에서 영업점 실적을 평가할 때 적절한 리스크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는지와 저리스크 부분과 고리스크 부분을 나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있는 영업은 기피하게 되고 안전 위주로 하다 보니 과당경쟁이 된다”며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분야에는 돈이 흐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금융기관의 국제금융 기능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금융권 해외 진출이 10~20년 전보다 못한 상황”이라며 “해외 점포 수도 과거의 절반 수준으로 위축되고 있으며 이는 금융권 보신주의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의 국제금융 기능은 크게 위축돼 있다”며 “금융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시야를 넓혀서 적극적으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끝으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모두가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금융이 뒷받침돼야 실물이 돌아간다. 금융권도 그런 노력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최규연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