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KT, 구글 때문에 떨고 있나
서울캠퍼스 설립발표에 국내 IT업체들 ‘긴장’
[아시아엔=구자익 기자] 구글이 아시아 최초의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지원센터인 ‘캠퍼스 서울’ 설립 계획을 발표하자 삼성전자나 LG전자, KT 등 국내 정보통신(IT)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캠퍼스 서울’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지만 사실상 ‘세계적인 IT기업의 아시아 시장 진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에릭 슈밋(Schmidt) 구글 회장은 지난 2011년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한국의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논의하는 등 그동안 꾸준하게 아시아 진출을 노려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사용중인 모바일 웹브라우저는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가 76.4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운영체계(OS) 점유율도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85.40%로 애플의 iOS(14.08%)를 크게 압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만들고 있는 휴대전화기도 구글의 안드로이드 웹브라우저와 OS를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KT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물인터넷 분야에서도 구글과 양보 없는 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기술적 측면에서는 구글이 한발작 앞서 있다는 평가다.
구글은 이미 지난해 5월 사진촬영과 음성인식을 통해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구글 글라스’를 선보였다.
당시 구글 글라스는 웨어러블 기기(입는 컴퓨터)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구글은 일반 가정을 자동화하는 안드로이드 앳홈과 스마트워치, 차세대 구글 스마트폰, 삼킬 수 있는 진단용 알약 등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홈 전문기업인 미국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다.
미래의 먹거리는 사물인터넷 분야에 있다고 보고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LG전자도 LG유플러스와 손을 맞잡고 스마트홈 서비스 등 7대 협업 작품 계획을 세웠다.
KT도 사물인터넷 분야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앞서 황창규 회장은 지난 6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 2014’에서 “사물인터넷 시장은 통신회사가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캠퍼스 서울’ 설립은 사실상 구글이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KT 등이 구글과 아시아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향후 남북한 관계의 발전과 통일이 실현될 경우 한국에서 많은 뉴스와 컨텐츠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를 겨냥내 국내 기반을 다져놓으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