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계열사 교대로 ‘충격’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2분기 실적 줄줄이 악화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들이 나란히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SDI 삼성전기가 차례로 충격적인 2분기 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삼성전기는 29일 2분기 영업이익이 2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보다 40.5% 증가했으나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는 90.5% 감소했다.

이는 500억원 내외로 봤던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이다. 매출액은 1조8607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7.6% 늘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2.0% 줄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주요 거래처의 수요 감소와 중저가 스마트폰의 재고 증가로 매출 성장세가 약화됐다고 삼성전기는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전사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으로 전분기보다 개선되긴 했지만, 업체 간 경쟁 심화와 부정적인 환율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삼성SDI는 25일 실적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 1조486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디스플레이 매출 감소와 환율 영향으로 인해 7.7%(871억원) 감소했지만, 중대형 전지 매출 증가에 따른 손익개선으로 영업이익은 흑자전환(396억원)을 이뤄냈다.

그렇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PDP 매출 감소와 환율 하락으로 매출은 19.8%(2583억원)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97.8%(316억원)나 감소했다.

이에 대해 동부증권은 삼성SDI가 올해 2분기에도 충격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고 28일 밝혔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과 합병 전인 올해 2분기 삼성SDI의 영업이익이 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8% 감소했다”며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 82억원을 밑돌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규사업은 초기 단계인 데다 기존 주력사업은 크게 흔들려 사양사업의 구조조정까지 맞물리면서 예측 가능성도 떨어지고 있다”며 “지속적인 실적 충격으로 회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2년 만에 처음으로 8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주력사업인 모바일 사업 부진과 원화 강세 등의 요인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가이던스)으로 7조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올 1분기(8조4900억원)보다 15.19%, 작년 같은 분기(9조5300억원)보다 24.45% 각각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2년 2분기(6조4600억원) 이후 처음이다.

2분기 매출액은 52조원을 기록했다. 1분기(53조6800억원)보다 3.13%, 작년 동기(57조4600억원)보다 9.50% 각각 축소됐다.

매출액도 2012년 2분기(47조6천억원)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다.

이날 공시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6개 증권사 애널리스트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인 8조714억원보다 8천억원 이상 밑도는 것으로, ‘어닝쇼크'(예상보다 낮은 실적 하락에 따른 충격)로 평가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원대 후반으로 하향 조정했으나, 이날 실적은 낮춰 잡은 전망치에도 크게 못 미쳤다. 증권사 컨센서스 하한선인 7조5610억원보다도 한참 낮았다.

매출액도 에프앤가이드 전망치(53조원)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10조1600억원으로 10조원 벽을 돌파했지만 작년 4분기에는 8조3100억원으로 급락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는 8조4천9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와 비슷하게 선방했지만, 이번에 다시 큰 폭의 감소를 겪은 것이다.

1분기에 15%대를 회복했던 영업이익률도 2분기에는 13.85%로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데다 환율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 중 지속된 원화 강세와 스마트폰·태블릿 판매 감소 및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무선 제품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사업 약세에 따라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삼성SDI는 2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삼성SDI는 다음 달 말까지 근속 20년 이상에 나이가 45세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23일 밝혔다.

삼성SDI는 PDP TV 수요 감소로 11월30일을 기해 PDP 사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부진이 3세 승계에 대비한 ‘조정’의 결과라는 분석도 나돈다. 이번 분기에 재고비용 등을 늘려 영업이익을 축소시킨 후 3세 승계가 공식화되면 다시 ‘원상회복’시킨다는 추정이다. 이에 따라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다시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Leave a Reply